개요
'화성의 전쟁군주'는 1914년에 출간된 화성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작가는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
이 소설은 지구인 존 카터가 화성에서 겪는 모험을 그린 시리즈의 연속편으로, 전작인 바숨 존카터 화성의 신들들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바숨 시리즈 첫 3부작(바숨 존카터 화성의 공주, 바숨 존카터 화성의 신들, 화성의 전쟁군주)의 마지막 작품으로 스토리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 3개 작품을 모아 "2012년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었다.
작품 특징
- 20세기 초반 공상과학 소설의 기틀을 마련한 대표적인 작품.
- 모험, 로맨스, SF 요소를 적절히 혼합한 서사 구조를 보여줌.
- 후대의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특히 행성 로맨스 장르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음.
- 상상력 넘치는 외계 문명과 생물들의 묘사는 현대 SF의 원형이 되었다.
예고편
화성의 북극, 얼어붙은 장벽 너머에 숨겨진 비밀의 도시가 있다.
그곳에서 존 카터는 12년간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 나선다.
"데자 토리스가 살아있다면, 나는 그녀를 찾을 것이다.
설령 화성의 끝까지 가야 한다 해도."
하지만 북극의 수호자라 불리는 거대한 자석탑이 모든 비행선의 접근을 막아선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저 탑을 지나면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가야만 한다."
오카르의 폭군 살렌서스 올, 성스러운 테른족의 아버지 마타이 샹, 그리고 최초의 종족의 검은 다토르 투리드가 존 카터의 앞을 가로막는다.
"당신의 공주는 이제 내 것이다, 존 카터.
그녀는 오카르의 여왕이 될 운명이야."
하지만 존 카터에게는 든든한 동맹이 있다.
마렌티나의 반란군 왕자 탈루, 프타스의 제닥 투반 딘, 그리고 화성 전역에서 모여든 붉은 화성인, 녹색 화성인, 검은 화성인들이 그와 함께한다.
"당신이 싸우는 곳이라면 어디든 함께하겠소, 존 카터."
사랑과 복수, 그리고 화성 전체의 운명이 걸린 대서사시.
에드가 라이스 버로스의 불멸의 걸작 "화성의 전쟁군주"
"나는 데자 토리스를 위해 싸웠고, 데자 토리스를 위해 죽을 것이다."
줄거리
주인공 존 카터는 사랑하는 아내 데자 토리스를 구하기 위해 화성의 북극에서 남극까지 위험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화성의 달들이 죽어가는 행성의 가슴을 스치듯 지나가는 밤하늘 아래, 존 카터는 도르 계곡에서 수상한 그림자를 쫓고 있었다.
그 그림자의 주인공은 최초의 종족 출신 다토르 투리드였다.
존 카터는 6개월의 화성력 동안 태양신전 근처를 떠나지 않았다.
그곳 깊숙한 곳에 그의 사랑하는 아내 데자 토리스 공주가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687 화성일이 지나야만 감옥 문이 다시 열릴 것이었다.
그동안 존 카터의 마음속에는 마지막으로 데자 토리스를 본 순간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마타이 샹의 딸 파이도르가 질투와 증오로 일그러진 채 단검을 들고 데자 토리스에게 달려들던 순간, 프타스의 투비아가 그 비극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불타는 신전의 연기가 모든 것을 가려버렸고, 이후 회전하는 신전이 세 여인이 갇힌 방을 완전히 차단해버렸다.존 카터는 헬리움의 왕좌를 거절하고 아들 카토리스에게 넘겼다.
대신 그는 태양신전 근처에 머물며 사랑하는 이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기다렸다.
오직 충직한 화성 사냥개 울라만이 그의 곁을 지켰다.어느 날 밤, 존 카터는 투리드가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를 몰래 쫓아가보니 투리드는 코러스의 잃어버린 바다를 건너 이스 강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테른족의 아버지인 마타이 샹과 만남을 가졌다.
두 사람은 존 카터에 대한 복수와 데자 토리스를 해치려는 사악한 계획을 논의했다.
존 카터는 울라와 함께 그들의 뒤를 쫓아 지하 동굴로 들어갔다.
복잡한 수로를 따라가는 동안 여러 번의 위기를 맞았다.
처음에는 잘못된 길을 선택해 거대한 폭포를 만났고, 다시 돌아와 다른 길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 소라푸스 과일 껍질이 떠내려 오는 것을 발견하여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여정은 점점 더 위험해졌다.
이스 강 아래의 깊은 동굴에서는 과거 수많은 희생자들의 해골과 시체가 떠다녔다.
이는 테른족이 만든 거짓 천국을 향한 순례의 비극적인 결과였다.
존 카터는 이미 테른족의 거짓 종교를 무너뜨린 바 있었지만,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그들의 영향력이 남아있었다.
미리보기
1장. 이스 강에서
화성의 달들이 죽어가는 행성의 가슴을 스치듯 빠르게 지나가는 밤하늘 아래, 도르 계곡의 코러스의 잃어버린 바다 옆 붉은 평원을 따라 늘어선 숲의 그림자 속에서, 나는 어둠 속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그림자를 몰래 쫓았다.
그 그림자의 움직임은 불길한 의도를 드러냈다.
6개월의 화성력 동안 태양신전 근처를 떠나지 않았다.
그 신전의 천천히 회전하는 통로 아래, 화성 지표면 깊숙한 곳에 공주가 갇혀 있었다.
하지만 공주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었다.
파이도르의 날렵한 칼날이 그 사랑하는 심장을 찔렀을까?
시간만이 진실을 밝혀줄 것이다.
687 화성일이 지나야만 감옥 문이 다시 터널 끝에 맞춰질 것이다.
그곳에서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데자 토리스를 보았다.
절반의 시간이 지났고, 내일이면 더 지나갈 것이다.
하지만 기억 속에는 여전히 선명하다.
연기가 눈을 가리기 전 마지막 장면, 그리고 헬리움의 공주를 볼 수 있었던 좁은 틈이 긴 화성년 동안 우리 사이를 가로막았던 순간이 다른 모든 일들을 지워버렸다.
마타이 샹의 딸 파이도르의 아름다운 얼굴이 어제일처럼 선명하다.
질투와 증오로 일그러진 채 단검을 들고 내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달려들던 모습이 떠오른다.
붉은 피부의 여인, 프타스의 투비아가 그 끔찍한 일을 막으려 뛰어들었다.
불타는 신전의 연기가 그 비극을 가렸지만, 칼이 떨어질 때의 비명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그리고 침묵이 찾아왔다.
연기가 걷혔을 때는 이미 회전하는 신전이 세 아름다운 여인이 갇힌 방의 모든 것을 차단해버렸다.
그 끔찍한 순간 이후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았다.
하지만 그 기억은 단 한순간도 흐려지지 않았다.
승리한 함대와 지상군이 최초의 종족을 제압한 후, 그들의 정부를 재건하는 수많은 임무 중에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내 아들 헬리움의 카토리스의 어머니가 갇힌 음침한 통로 근처를 떠나지 않았다.
오랫동안 화성의 거짓 신 이수스를 숭배해온 검은 화성인은 내가 그녀의 정체를 사악한 늙은 여자에 불과하다고 밝히면서 혼돈에 빠졌다.
분노한 그들은 이수스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최초의 종족은 자만심의 정점에서 치욕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들의 신은 사라졌고, 거짓된 종교도 함께 무너졌다.
자랑하던 해군도 헬리움의 붉은 인종의 우수한 함선과 전사들 앞에서 패배했다.
외곽 화성의 황토색 바다 밑에서 온 사나운 녹색 전사들은 야생 토트를 타고 이수스 신전의 신성한 정원을 가로질렀다.
그중 가장 사나운 타크의 제닥 타스 타카스는 이수스의 왕좌에 앉아 동맹군이 정복된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동안 최초의 종족을 통치했다.
최초의 종족 자신들조차 동의하며 거의 만장일치로 내가 검은 화성인의 고대 왕좌에 오르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나는 거절했다.
공주와 아들에게 모욕을 준 종족과 함께할 수 없었다.
내 제안으로 조다르가 최초의 종족의 제닥이 되었다.
그는 이수스가 그의 지위를 강등하기 전까지 다토르, 즉 왕자였다.
따라서 그가 최고 통치자의 자리에 오르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는 없었다.
도르 계곡의 평화가 보장되자 녹색 전사들은 황폐한 바다 밑으로 돌아갔고, 헬리움의 우리들도 고국으로 돌아왔다.
여기서도 왕좌가 나에게 제안되었다.
데자 토리스의 할아버지이자 실종된 헬리움의 제닥인 타도스 모스와 그의 아들이자 데자 토리스의 아버지인 헬리움의 제드 모스 카작으로부터 아무 소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카토리스를 찾아 북반구를 탐험하러 떠난 지 1년이 넘었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은 결국 극지방에서 들려온 그들의 죽음에 관한 모호한 소문을 사실로 받아들였다.
나는 다시 한번 왕좌를 거절했다.
위대한 타도스 모스와 그의 못지않게 용맹한 아들이 죽었다고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이 돌아올 때까지 같은 혈통의 누군가가 통치하게 하라."
보상의 신전에서 정의의 왕좌 옆 진실의 단상에서 헬리움의 귀족들에게 말했다.
1년 전 잣 아라스가 나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던 바로 그 자리였다.
말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 내 주위에 모인 귀족들의 맨 앞줄에 서 있는 카토리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귀족들과 시민들이 하나 되어 목소리를 높여 길게 환호했다.
만 개의 검이 칼집에서 솟구쳐 올랐고, 고대 헬리움의 영광스러운 전사들은 카토리스를 헬리움의 제닥으로 환영했다.
그의 통치 기간은 종신이거나 증조부 또는 할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였다.
헬리움의 중요한 임무를 이렇게 만족스럽게 정리한 후, 다음 날 도르 계곡으로 향했다.
잃어버린 사랑이 묻혀있는 감옥 문이 열리는 운명의 날까지 태양신전 근처에 머물기 위해서였다.
호르 바스투스와 칸토스 칸을 비롯한 다른 고귀한 부관들은 카토리스와 함께 헬리움에 남겼다.
그들의 지혜와 용기, 충성심이 카토리스에게 주어진 힘든 임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랐다.
오직 화성 사냥개 울라만이 나와 동행했다.
오늘 밤 충직한 짐승이 내 발자국을 따라 조용히 움직였다.
셰틀랜드 조랑말만한 크기에 흉측한 머리와 무시무시한 송곳니를 가진 울라는 열 개의 짧고 근육질의 다리로 내 뒤를 기어 다니는 모습이 정말 두려운 광경이었다.
하지만 내게 울라는 사랑과 충성의 상징이었다.
앞에 있는 인물은 최초의 종족의 검은 화성인 다토르 투리드였다.
이수스 신전 안뜰에서 맨손으로 그를 쓰러뜨리고, 그의 용맹을 칭송하던 고귀한 남녀들 앞에서 그의 고삐로 묶었을 때 영원한 원한을 산 자였다.
많은 동료들처럼 투리드도 겉으로는 새로운 질서를 순순히 받아들이고 새 통치자 조다르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하지만 그가 나를 증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마음속으로 조다르를 시기하고 증오한다고 확신했다.
그래서 그의 행적을 지켜보았고, 최근에는 그가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여러 번 그가 해가 진 후 최초의 종족의 성벽 도시를 떠나 잔인하고 끔찍한 도르 계곡으로 향하는 것을 보았다.
그곳에는 정직한 사람이 갈 만한 일이 없었다.
오늘 밤 그는 도시의 시야와 소리가 닿지 않을 때까지 숲 가장자리를 따라 빠르게 움직였다.
그러고는 코러스의 잃어버린 바다 해안을 향해 붉은 잔디밭을 가로질렀다.
가까운 달빛이 계곡을 비추며 그의 보석 박힌 고삐에서 천 가지 빛을 만들어냈고, 매끈한 흑단 같은 피부에 반사되었다.
그는 악한 심부름을 하는 자처럼 두 번이나 숲을 돌아보았다.
추적당할 일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달빛 아래에서 그를 따라가지 않았다.
그의 일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내 계획에 더 적합했다.
그가 의심 없이 목적지에 도착하길 바랐다.
그래야 그 목적지가 어디인지, 그 야간 배회자를 기다리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투리드가 4분의 1마일 떨어진 바다 옆 가파른 둑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숨어있었다.
그러고는 울라를 데리고 그 검은 화성인 다토르의 뒤를 서둘러 쫓았다.
죽어가는 행성의 남극에 움푹 파인 곳에 따뜻하게 자리 잡은 신비로운 죽음의 계곡에는 무덤 같은 고요함이 깔려있었다.
멀리 황금 절벽이 별이 빛나는 하늘을 향해 거대한 벽을 세우고 있었다.
절벽을 이루는 귀금속과 반짝이는 보석들이 화성의 두 찬란한 달빛 아래 반짝였다.
내 뒤에는 숲이 있었다.
식인 식물인간들이 뜯어먹어 잔디처럼 공원같이 반듯하게 다듬어진 숲이었다.
앞에는 코러스의 잃어버린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더 멀리에는 신비의 강 이스가 반짝이는 띠처럼 보였다.
이스 강은 황금 절벽 아래에서 흘러나와 코러스로 흘러들어갔다.
수많은 세월 동안 외부의 속임수에 넘어간 불행한 화성인들이 이 거짓 천국을 향해 자발적으로 순례를 떠났던 곳이었다.
피를 빨아먹는 손을 가진 식물인간들과 낮에는 도르를 끔찍하게 만드는 거대한 흰 유인원들은 밤이 되어 자신들의 굴속에 숨어있었다.
이제 더 이상 이스 강 위 황금 절벽의 발코니에는 성스러운 테른족이 없었다.
차갑고 넓은 고대 이스 강을 따라 떠내려오는 희생자들을 기이한 울음소리로 부르며 그들의 입속으로 보내는 일도 없었다.
헬리움과 최초의 종족의 해군은 테른족의 요새와 신전을 정리했다.
테른족이 항복을 거부하고 오랫동안 고통받던 화성에서 그들의 거짓 종교를 쓸어낸 새로운 질서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몇 고립된 나라에서는 여전히 오래된 권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테른족의 헤카도르이자 아버지인 마타이 샹은 신전에서 쫓겨났다.
그를 잡으려 애썼지만, 소수의 충성스러운 부하들과 함께 도망쳐 숨어버렸다.
그들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코러스의 잃어버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낮은 절벽 가장자리로 조심스럽게 다가갔을 때, 투리드가 작은 배를 타고 반짝이는 물 위로 나아가는 것을 보았다.
그 배는 성스러운 테른족이 사제들과 하급 테른들을 조직해 이스 강 둑을 따라 배치해둔 것이었다.
희생자들의 긴 여정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상할 수 없이 오래된 배였다.
내 아래 해변에는 비슷한 배가 스무 척 정도 올려져 있었다.
각 배에는 긴 장대가 있었고, 한쪽 끝에는 창이, 다른 쪽 끝에는 노가 달려있었다.
투리드는 해안을 따라 이동하다가 근처 곶 너머로 사라졌다.
나는 배 한 척을 물에 밀어 넣고 울라를 태운 뒤 해안을 떠났다.
투리드를 쫓는 동안 이스 강 하구를 향해 바다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했다.
먼 달은 지평선 가까이에 있어서 물가의 절벽 아래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가까운 달 투리아는 이미 졌고, 4시간 동안은 뜨지 않을 것이었다.
적어도 그 시간 동안은 어둠 속에 숨을 수 있었다.
검은 전사는 계속 나아갔다.
이제 그는 이스 강 하구 맞은편에 있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음산한 강으로 방향을 틀어 강한 물살을 거슬러 힘차게 노를 저었다.
울라와 나는 그의 뒤를 쫓았다.
이제 더 가까워졌다.
그 남자는 배를 강 위로 올리는 데만 정신이 팔려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필 겨를이 없었다.
그는 물살이 덜 센 강가에 바짝 붙어 움직였다.
곧 그는 황금 절벽에 있는 어두운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강물이 그곳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
그는 저 너머의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배를 몰았다.
앞에 놓인 손조차 볼 수 없는 이곳에서 그를 쫓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추격을 포기하고 강 하구로 되돌아가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릴까 생각하던 찰나, 갑자기 굽이치는 곳에서 희미한 빛이 보였다.
사냥감이 다시 똑똑히 보였다.
동굴 천장의 거친 아치형 곳곳에 박혀있는 인광성 바위에서 나오는 빛이 점점 밝아져 그를 쫓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이스 강을 처음 여행하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본 것들은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다.
끔찍했지만, 이것은 위대한 녹색 전사 타스 타카스와 흑인 다토르 조다르, 그리고 내가 외계에 진실의 빛을 가져오기 전의 끔찍한 상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우리는 수백만 명이 평화와 행복, 사랑이 가득한 아름다운 계곡이 있을 거라 믿고 자발적으로 떠나는 광기 어린 순례를 멈추게 했다.
지금도 넓은 강에 점점이 박힌 낮은 섬들은 공포 때문에, 또는 갑작스러운 진실의 깨달음 때문에 여정을 거의 마칠 무렵 멈춰 선 사람들의 해골과 반쯤 먹힌 시체들로 가득했다.
이 끔찍한 시체 섬들의 지독한 악취 속에서 초췌한 광인들이 비명을 지르고 횡설수설하며 섬뜩한 잔치의 찢긴 잔해 사이에서 싸웠다.
깨끗이 발려진 뼈만 남은 섬에서는 서로 싸워 약한 자가 강한 자의 먹이가 되었다.
또는 발톱 같은 손으로 물살을 따라 떠내려오는 부풀어 오른 시체들을 움켜잡았다.
투리드는 그를 위협하거나 애원하는 비명 지르는 것들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분명 그는 주변의 끔찍한 광경에 익숙해 보였다.
그는 약 1마일 정도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그러고는 왼쪽 강둑으로 건너가 물 높이와 거의 비슷한 낮은 바위 선반 위로 배를 끌어올렸다.
강을 건너 따라갈 수는 없었다.
그러면 분명 들킬 것이었다.
대신 반대편 벽 아래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는 바위 덩어리 밑에 바짝 붙었다.
여기서는 발각될 위험 없이 투리드를 지켜볼 수 있었다.
검은 화성인은 배 옆 바위 선반 위에 서서 강 상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그 방향에서 누군가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어두운 바위 아래에 누워있는 동안 강 중심을 향해 강한 물살이 흐르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배를 한 자리에 고정하기가 힘들었다.
강둑을 붙잡으려고 그림자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지만, 몇 야드를 더 나아가도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곧 검은 화성인을 볼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머물러야 했다.
내 뒤 바위 덩어리 밑에서 흐르는 물살을 거슬러 힘차게 노를 저어 겨우 자리를 지켰다.
이런 강한 횡류가 생기는 이유를 상상할 수 없었다.
내가 앉아있는 곳에서 강의 주 수로가 분명히 보였고, 이 수수께끼 같은 물살이 주 수로와 만나 잔물결을 일으키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이 현상에 대해 여전히 궁금해하고 있을 때, 갑자기 투리드에게 시선이 고정됐다.
그가 화성인의 보편적인 인사 방식으로 두 손바닥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고, 잠시 후 바숨어로 인사말인 "카오르!"가 낮지만 또렷하게 들렸다.
그가 보는 방향으로 강 상류를 바라보니, 곧 내 제한된 시야에 여섯 명이 탄 긴 배가 들어왔다.
다섯 명은 노를 젓고 있었고, 여섯 번째 사람은 명예로운 자리에 앉아있었다.
하얀 피부, 대머리를 가린 흐르는 듯한 노란 가발, 그리고 머리에 두른 금테에 박힌 화려한 왕관은 그들이 성스러운 테른족임을 나타냈다.
투리드가 기다리고 있는 바위 선반 옆으로 다가오자, 배 앞쪽에 있던 사람이 육지로 올라섰다.
그때 그가 다름 아닌 테른족의 아버지 마타이 샹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두 사람이 명백히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 놀라웠다.
바숨의 검은 인간과 하얀 인간은 대대로 적이었고, 전투 외에는 만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두 민족이 겪은 패배로 이 두 사람이 동맹을 맺은 것이 분명했다.
적어도 공동의 적에 맞서기 위해서였다.
이제 투리드가 왜 밤마다 도르 계곡으로 자주 나왔는지, 그리고 그의 음모가 나와 내 친구들에게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더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위치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강을 건너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조용히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내가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그리고 우세한 힘으로 얼마나 쉽게 나를 제압하고 죽일 수 있는지 알았다면 무엇이든 주었을 것이다.
투리드는 여러 번 내가 있는 방향의 강 건너를 가리켰다.
하지만 그의 손짓이 나와 관련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곧 그와 마타이 샹은 마타이 샹의 배에 올랐다.
배는 강으로 나와 방향을 돌려 내가 있는 쪽으로 꾸준히 나아왔다.
그들이 다가올수록 나는 배를 돌출된 벽 아래로 점점 더 깊숙이 밀어 넣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의 배가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다섯 명의 노잡이들은 큰 배를 빠르게 몰았고, 나는 그 속도를 맞추느라 힘이 들었다.
매 순간 배 앞부분이 단단한 바위에 부딪힐 것 같았다.
강에서 오는 빛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지만, 앞쪽에서 희미한 빛이 멀리서 비치는 것이 보였고, 여전히 앞쪽의 물길은 열려있었다.
마침내 진실을 깨달았다.
내가 숨어있던 바로 그 지점에서 이스 강으로 흘러드는 지하 강을 따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노잡이들이 아주 가까이 왔다.
그들의 노 젓는 소리가 내 노 소리를 덮었지만, 잠시 후면 앞에서 커지는 빛이 나를 드러낼 것이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어떤 행동을 하든 지금 당장 해야 했다.
배 앞부분을 오른쪽으로 돌려 강의 바위 벽을 찾았다.
마타이 샹과 투리드가 이스 강보다 훨씬 좁은 물줄기 한가운데로 다가오는 동안 그곳에 숨어있었다.
그들이 가까워지자 투리드와 테른족의 아버지가 언쟁하는 소리가 들렸다.
"테른, 말했잖소.
나는 헬리움의 왕자 존 카터에게 복수하고 싶을 뿐이오.
당신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게 아니오.
우리 민족과 가문을 망친 자들에게 당신을 배신해서 내가 얻을 게 뭐가 있겠소?"
"잠시 여기서 멈춰서 당신의 계획을 들어보겠소."
헤카도르가 대답했다.
"그래야 우리의 의무와 책임을 더 잘 이해하고 진행할 수 있을 테니까."
노잡이들에게 명령을 내려 내가 숨어있는 곳에서 불과 십여 걸음 떨어진 강둑으로 배를 대게 했다.
만약 그들이 내 아래쪽으로 왔다면 앞쪽의 희미한 빛 때문에 나를 분명히 발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마침내 멈춘 곳에서는 마치 수 마일이나 떨어져 있는 것처럼 안전하게 숨어있을 수 있었다.
이미 들은 몇 마디 말에도 호기심이 솟구쳤고, 투리드가 나에게 어떤 복수를 계획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귀를 기울여 들었다.
"테른의 아버지여, 아무런 의무도 없소."
최초의 종족이 계속 말했다.
"이수스의 다토르 투리드는 값이 없소.
일이 끝나면 당신의 옛 신앙에 충성하는 어느 궁정에서 내 고귀한 혈통과 지위에 걸맞게 잘 받아들여지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소.
도르 계곡이나 헬리움 왕자의 세력이 미치는 곳으로는 돌아갈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것조차 요구하지는 않겠소.
당신의 뜻대로 하시오."
"원하는 대로 하겠소, 다토르."
마타이 샹이 대답했다.
"그게 다가 아니오.
내 딸 파이도르를 돌려주고 헬리움의 공주 데자 토리스를 내 수중에 넣어준다면, 권력과 부를 얻게 될 것이오."
"아,"
그는 악의에 찬 으르렁거림과 함께 말을 이었다.
"그 지구인은 지성소에 가한 모욕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오.
그의 공주에게는 어떤 비열한 짓도 서슴지 않을 것이오.
그가 붉은 여인이 모욕당하고 격하되는 모습을 직접 보게 할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하루만 더 지나면 그 여자를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이오, 마타이 샹."
투리드가 말했다.
"당신이 말만 하면 되오."
"태양신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소, 다토르."
마타이 샹이 대답했다.
"하지만 정해진 1년의 감금 기간이 끝나기 전에 죄수들을 풀어줄 수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소.
그런데 어떻게 불가능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오?"
"신전의 어느 감방이든 언제든 들어갈 수 있소."
투리드가 대답했다.
"이수스만이 이것을 알고 있었소.
이수스는 필요 이상으로 비밀을 누설하지 않았지.
우연히 그녀가 죽은 후, 나는 신전의 오래된 도면을 발견했소.
거기서 언제든 감방에 도달할 수 있는 아주 자세한 지침을 찾았소."
"더 많은 것도 알게 되었소.
과거에 많은 사람들이 이수스를 위해 그곳에 갔었는데, 항상 죄수들을 죽이거나 고문하는 임무였소.
하지만 이 비밀 통로를 알게 된 자들은 잔인한 이수스에게 보고를 마치고 돌아온 직후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곤 했소."
"그럼 이제 가봅시다."
마타이 샹이 마침내 말했다.
"당신을 믿어야겠지만, 당신도 우리를 믿어야 할 것이오.
우리가 여섯이고 당신은 혼자니까."
"두렵지 않소.
당신도 두려워할 필요 없소."
투리드가 대답했다.
"공동의 적에 대한 우리의 증오가 서로에 대한 충성을 보장하는 충분한 유대가 될 것이오.
그리고 헬리움의 공주를 욕보인 후에는 우리의 동맹을 유지할 더 큰 이유가 생길 것이오.
내가 그녀의 남편의 성미를 크게 오판하지 않았다면 말이오."
마타이 샹이 노잡이들에게 말했다.
배는 지류를 따라 계속 올라갔다.
두 비열한 음모자들에게 달려들어 죽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그런 미친 듯한 경솔한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곧 깨달았다.
긴 화성년이 끝없는 순환을 도는 동안 데자 토리스의 감옥으로 가는 길을 알려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을 죽일 수는 없었다.
만약 그가 마타이 샹을 그 신성한 장소로 인도한다면, 헬리움의 왕자 존 카터도 그곳으로 인도하게 될 것이다.
2장. 산맥 아래에서
오츠 산맥 깊숙한 곳에서 흘러나와 음산하고 신비로운 이스 강과 합류하는 황금 절벽 아래의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앞에서 희미하게 보이던 빛은 점점 커져서 주변을 모두 감쌌다.
강은 점점 넓어져 거대한 호수처럼 변했다.
호수의 둥근 천장은 빛나는 인광석으로 밝혀져 있었다.
그곳에는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루비의 선명한 빛이 반짝였다.
바숨 행성의 수많은 이름 모를 보석들이 처녀 황금에 박혀 있었다.
그 황금은 이 웅장한 절벽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었다.
빛나는 호수 너머에는 어둠이 있었다.
그 어둠 뒤에 무엇이 있는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번쩍이는 물 위에서 샹의 배를 쫓는 것은 즉시 발각될 수 있었다.
투리드를 잠시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림자 속에서 기다려야 했다.
다른 배가 호수 끝으로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 후에야 그들이 간 방향을 따라 반짝이는 수면 위로 노를 저었다.
영원처럼 긴 시간이 지나 호수 위쪽 그림자에 도착했다.
강은 낮은 구멍에서 흘러나왔다.
그곳을 지나려면 울라를 배 바닥에 눕혀야 했다.
나도 머리가 천장에 닿지 않도록 몸을 깊이 숙여야 했다.
곧바로 반대편에서 천장이 다시 높아졌다.
하지만 더 이상 밝은 빛은 없었다.
대신 벽과 천장에 있는 작고 듬성듬성한 인광석에서 희미한 빛만 나왔다.
바로 앞에서 강은 아치형 입구 세 개를 통해 이 작은 방으로 흘러들어왔다.
투리드와 샹 일행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어두운 구멍들 중 어디로 사라진 걸까?
알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가운데 입구가 다른 곳만큼 옳은 방향일 것 같아 그쪽을 선택했다.
이곳은 완전한 어둠 속이었다.
물줄기는 매우 좁았다.
너무 어두워서 강이 돌바닥을 따라 이리저리 굽이칠 때마다 바위 벽에 계속 부딪혔다.
멀리 앞에서 깊고 음산한 포효 소리가 들렸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소리는 점점 커졌다.
날카로운 굽이를 돌아 희미하게 빛나는 수면에 다다르자 그 미친 듯한 포효가 귀를 때렸다.
바로 앞에서 강물이 위에서 아래로 우렁차게 떨어졌다.
거대한 폭포가 좁은 협곡을 양쪽으로 가득 채웠다.
수백 피트 높이로 솟아오른 모습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웅장한 광경이었다.
그 포효 소리는 바위로 된 지하 동굴에 갇혀 끔찍하고 귀가 멍멍할 정도였다.
폭포가 앞길을 완전히 막아서 잘못된 길을 왔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더라도, 이 미칠 것 같은 소음 때문에 도망쳤을 것이다.
투리드와 샹 일행은 이 길로 오지 않았을 것이다.
잘못된 길을 선택해서 그들의 흔적을 놓쳤다.
그들은 너무 앞서 나갔기 때문에 이제는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들을 아예 찾지 못할 수도 있었다.
강한 물살을 거슬러 폭포까지 오는 데 몇 시간이 걸렸다.
내려가는 길은 더 빠르겠지만, 그래도 몇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한숨을 쉬며 배 머리를 하류로 돌렸다.
어둡고 구불구불한 수로를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힘차게 저어 내려갔다.
마침내 강의 세 지류가 흐르는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
아직 살펴보지 않은 수로가 두 개 남아있었다.
어느 쪽이 음모자들에게 더 가까울지 판단할 방법이 없었다.
기억나는 한 이렇게 괴로운 결정을 해본 적이 없었다.
올바른 선택이 너무나 중요했고, 서둘러야 했다.
이미 잃어버린 시간이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운 데자 토리스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었다.
그녀가 이미 죽지 않았다면 말이다.
또 다른 막다른 길을 헛되이 탐험하느라 몇 시간, 어쩌면 며칠을 더 낭비한다면 치명적일 것이다.
오른쪽 입구로 여러 번 들어가려 했지만, 이상한 직감이 이쪽이 아니라고 경고하는 것 같아 돌아섰다.
마침내 자주 반복되는 이 현상에 확신이 들어 왼쪽 아치형 입구로 가기로 했다.
하지만 오른쪽의 음산하고 낮은 아치 아래에서 어둡고 불길하게 흐르는 물을 마지막으로 바라볼 때도 의심이 남아있었다.
그때 내부의 스틱스 강처럼 어두운 곳에서 소라푸스 나무의 크고 즙 많은 과일의 껍질이 물살을 타고 떠내려 왔다.
이 말없는, 무감각한 전령이 내 옆을 지나 이스 강과 코러스를 향해 떠내려가는 것을 보고 기쁨의 함성을 간신히 참았다.
바로 위 물줄기에 화성인들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소라푸스 견과의 단단한 껍질 안에 자연이 농축해 놓은 이 놀라운 과일을 먹고, 껍질을 물에 버린 것이다.
이것은 내가 찾는 일행 말고는 나올 수 없는 것이었다.
재빨리 왼쪽 통로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곧바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물줄기는 곧 넓어졌고, 곳곳에 있는 인광석이 길을 밝혀주었다.
좋은 속도로 나아갔지만, 추적하는 사람들보다 하루 정도 뒤쳐진 것 같았다.
울라와 나는 전날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하지만 울라는 별로 상관없었다.
화성의 죽은 바다 밑바닥에 사는 거의 모든 동물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오래 굶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괴롭지 않았다.
강물은 이스 강과 달리 썩은 시체로 오염되지 않아 달콤하고 차가웠다.
음식에 대해서는, 사랑하는 공주에게 가까워진다는 생각만으로도 모든 물질적인 욕구를 잊을 수 있었다.
계속 나아가자 강은 더 좁아지고 물살은 빠르고 거세졌다.
너무 빨라서 배를 위쪽으로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한 시간에 백 야드도 못 갔을 것이다.
굽이를 돌자 강물이 무섭게 솟구치고 끓어오르는 일련의 급류가 나타났다.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소라푸스 껍질은 거짓 예언자였고, 결국 내 직감이 맞았다.
왼쪽 수로를 택했어야 했다.
여자였다면 울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오른쪽에는 절벽 아래로 크게 원을 그리며 천천히 도는 소용돌이가 있었다.
돌아가기 전에 지친 근육을 쉬게 하려고 배를 소용돌이에 맡겼다.
실망감에 거의 쓰러질 것 같았다.
되돌아가서 아직 탐험하지 않은 유일한 통로를 택하려면 반나절을 더 낭비해야 했다.
도대체 어떤 저주 받은 운명이 나를 세 개의 통로 중 잘못된 두 곳을 고르게 한 걸까?
느릿한 소용돌이가 배를 원형으로 천천히 움직일 때, 절벽 아래 어두운 곳에서 배가 강의 바위 벽에 두 번 닿았다.
세 번째도 이전처럼 부드럽게 부딪혔는데, 이번에는 다른 소리가 났다.
나무가 나무에 긁히는 소리였다.
순간 긴장했다.
이 깊은 강에서 나무라면 누군가가 가져온 것일 수밖에 없었다.
소리를 알아차린 거의 동시에 손을 배 옆으로 뻗었고, 잠시 후 다른 배의 현측을 움켜쥐었다.
돌처럼 굳어서 긴장한 채 조용히 앉아있었다.
앞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배에 누가 있는지 알아내려고 눈을 부릅떴다.
배에 사람이 있어도 내 존재를 모를 수 있었다.
배 한쪽이 바위에 살짝 긁히고 있었기 때문에, 내 배가 다른 쪽에 부드럽게 닿은 것을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어둠을 뚫을 수 없었다.
그래서 주변의 숨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급류 소리, 배들이 부드럽게 긁히는 소리, 배 옆으로 물이 철썩이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평소처럼 빠르게 생각했다.
내 배 바닥에는 밧줄이 감겨 있었다.
조용히 밧줄을 집어 한쪽 끝을 배 앞머리의 청동 고리에 묶고 조심스럽게 옆 배로 발을 옮겼다.
한 손에는 밧줄을, 다른 손에는 날카로운 장검을 쥐었다.
낯선 배에 올라탄 후 아마도 1분 정도 꼼짝 않고 서 있었다.
내 체중으로 배가 약간 흔들렸지만, 누군가 있다면 가장 경계했을 것은 내 배와 부딪히며 긁히는 소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고, 잠시 후 배의 앞에서 뒤까지 살펴보니 아무도 없었다.
손으로 바위를 더듬어가며 배가 묶여 있던 곳을 살펴보니 좁은 길이 있었다.
이 길이 앞서 간 사람들이 사용한 길임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발견한 배의 크기와 형태로 보아 그들이 투리드와 그의 일행임을 확신했다.
울라에게 따라오라고 부르며 길 위로 나섰다.
큰 야수인 울라는 고양이처럼 민첩하게 나를 따라왔다.
투리드와 테른들이 타고 있던 배를 지나면서 울라는 낮게 으르렁거렸다.
길 위에서 내 손이 울라의 목에 닿았을 때, 짧은 갈기가 분노로 곤두서 있는 것을 느꼈다.
울라는 적의 최근 존재를 텔레파시로 감지한 것 같았다.
나는 그에게 우리의 임무나 추적 대상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야 그 점을 서둘러 바로잡았다.
바숨의 초록 화성인들이 그들의 짐승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바숨의 기묘하고 신비한 텔레파시와 말로 우리가 방금 지나온 배에 최근까지 있던 자들을 추적 중임을 알렸다.
울라는 큰 고양이처럼 부드럽게 으르렁거려 이해했다는 것을 나타냈다.
그에게 따라오라고 말한 후 오른쪽으로 길을 따라 돌았는데, 그 순간 울라의 강력한 이빨이 내 가죽 갑옷을 잡아당기는 것을 느꼈다.
이유를 알아보려 돌아섰지만, 울라는 계속해서 반대 방향으로 나를 끌었다.
내가 자발적으로 따르겠다는 뜻을 보일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추적에서 울라가 실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완전히 안심하고 이 거대한 짐승의 뒤를 조심스럽게 따라갔다.
끓어오르는 급류 옆 좁은 길을 따라 칠흑 같은 어둠 속을 지나갔다.
앞으로 나아가자 길은 절벽 아래에서 희미한 빛이 있는 곳으로 이어졌다.
그때서야 이 길이 바위를 깎아 만든 것이며, 급류를 지나 강변을 따라 이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어둡고 음산한 강을 따라 화성의 더 깊은 곳으로 몇 시간을 갔다.
방향과 거리로 보아 도르 계곡 아래, 어쩌면 오미안 해 아래까지 왔을 것이다.
태양의 신전까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
그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울라가 절벽 옆 길가에 있는 좁은 아치형 문 앞에서 갑자기 멈췄다.
재빨리 입구에서 물러나며 동시에 내 쪽으로 눈을 돌렸다.
어떤 말보다도 분명하게 근처에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조용히 울라 옆으로 다가가 지나친 뒤 오른쪽 입구를 들여다보았다.
앞에는 적당한 크기의 방이 있었다.
그 안의 설비로 보아 한때 경비실이었음이 분명했다.
무기를 거는 선반과 전사들의 비단 침구와 모피를 위한 약간 높은 단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투리드와 마타이 샹의 일행이었던 테른 두 명만이 있었다.
두 사람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말투로 보아 누군가가 엿듣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말해두는데,"
한 명이 말했다.
"난 그 검은 놈을 믿지 않아.
우리를 여기 남겨두어 길을 지키게 할 이유가 없었어.
도대체 이 오래 전에 잊혀진 깊은 길에서 무얼 지키라는 거지?
우리 숫자를 나누려는 술책일 뿐이야."
"그는 마타이 샹에게 무슨 핑계를 대서 다른 사람들도 다른 곳에 남겨둘 거야.
그러고는 마지막에 그의 동료들과 함께 우리를 덮쳐서 모두 죽일 거라고."
"라코르,
네 말이 맞아."
다른 테른이 대답했다.
"테른과 최초의 종족 사이에는 죽일 듯한 증오밖에 있을 수 없지.
그리고 그 터무니없는 빛 얘기는 어떻게 생각해?
'라듐 3단위 강도로 50탈 동안 빛을 비추고, 1단위 강도로 1잣 동안, 그리고 9단위로 25탈 동안 비추라'니.
그의 정확한 말이었어.
현명한 마타이 샹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듣다니."
"정말 바보 같은 소리야."
라코르가 답했다.
"그건 우리 모두를 빠른 죽음으로 이끄는 길밖에 열어주지 않을 거야.
마타이 샹이 태양의 신전에 도착하면 뭘 해야 하냐고 직접 물었을 때, 그는 급히 상상력으로 대답을 지어냈을 뿐이야.
내 생각엔 다시 해보라고 하면 자기도 되풀이 못할 것 같은데."
"라코르, 더는 여기 있지 말자."
다른 테른이 말했다.
"서둘러 마타이 샹을 구하고 그 검은 다토르에게 복수할 수 있을지도 몰라.
어떻게 생각하나?"
"긴 생애 동안 한 번도 테른의 아버지의 명령을 어긴 적이 없어."
라코르가 대답했다.
"그가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지 않는 한 여기서 썩어 없어질 때까지 있을 거야."
라코르의 동료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이 상관이니," 그가 말했다.
"당신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하지만 여기 남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여전히 생각해."
나도 그들이 남는 것이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울라의 행동으로 보아 흔적이 두 테른이 지키고 있는 방을 지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스로를 신격화한 이 악마 같은 종족을 특별히 좋아할 이유는 없었지만, 가능하다면 그들을 건드리지 않고 지나가고 싶었다.
어쨌든 시도해볼 가치가 있었다.
싸움이 생기면 상당히 지체될 수 있고, 심지어 내 수색이 완전히 끝날 수도 있었다.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도 사나운 테른 전사들보다 못한 실력을 가진 전사들에게 패한 적이 있었다.
울라에게 뒤에 있으라고 신호를 보내고 갑자기 두 사람 앞의 방으로 들어섰다.
나를 보자 그들은 허리의 갑옷에서 장검을 번쩍 뽑았지만, 나는 손을 들어 제지하는 동작을 했다.
"검은 다토르 투리드를 찾고 있다."
내가 말했다.
"내 원한은 그와 있지 당신들과 있는 게 아니다.
평화롭게 지나가게 해 달라.
내가 틀리지 않다면 그는 당신들의 적이기도 하니, 그를 보호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들은 검을 내리고 라코르가 말했다.
"테른의 하얀 피부와 붉은 화성인의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당신이 누구인지 모르겠군.
하지만 투리드의 안전만이 문제라면 우리로서는 기꺼이 지나가게 할 수 있다."
"당신이 누구이며, 어떤 임무로 도르 계곡 아래의 이 미지의 세계에 왔는지 말하라.
그러면 우리의 명령이 허락하는 한에서 당신의 임무를 위해 통과를 허락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나를 알아보지 못한 것이 의외였다.
바숨의 모든 테른들이 직접 경험이나 소문으로 나를 충분히 알고 있어서, 행성 어디서든 내 정체를 즉시 알아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아들 카토리스를 제외하면, 화성에서 유일하게 검은 머리카락과 회색 눈을 가진 백인이었다.
내 정체를 밝히는 것은 공격을 촉발할 수 있었다.
바숨의 모든 테른들은 자신들의 오랜 영적 지배가 몰락한 것이 나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반면에 전사로서의 내 명성이면 이 둘을 지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들이 죽음을 건 전투를 환영할 만큼 용감하지 않다면 말이다.
사실 나는 그런 궤변으로 자신을 속이려 하지 않았다.
전쟁을 좋아하는 화성에는 겁쟁이가 거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왕자든, 사제든, 농부든 모든 사람이 죽음을 건 싸움을 영광으로 여긴다.
그래서 라코르에게 대답하며 장검을 더욱 단단히 쥐었다.
"방해하지 않고 지나가게 하는 것이 현명할 거다."
내가 말했다.
"역사적으로 적이었던 최초의 종족의 다토르 투리드를 보호하기 위해 바숨의 바위 속에서 쓸데없이 죽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을 테니까."
"당신들이 나를 막으려 한다면 죽을 것이다.
이 검 아래 쓰러진 수많은 위대한 바숨의 전사들의 썩어가는 시체가 그 증거다.
나는 헬리움의 왕자 존 카터다."
잠시 그 이름이 두 사람을 마비시킨 듯했다.
하지만 정말 잠시뿐이었고, 젊은 쪽이 저주의 말을 내뱉으며 검을 들고 나를 향해 돌진했다.
그는 대화하는 동안 동료 라코르보다 약간 뒤에 서 있었다.
그가 나와 맞붙기도 전에 나이 든 라코르가 그의 갑옷을 잡아 뒤로 끌어당겼다.
"멈춰!"
라코르가 명령했다.
"싸울 필요가 있다면 싸울 시간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바숨의 모든 테른이 이 신성모독자, 이 모독자의 피를 흘리게 하고 싶어 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우리의 정당한 증오에 지혜를 섞어보자.
헬리움의 왕자는 방금 전까지 우리가 하고 싶어 했던 임무를 수행하려 하고 있다."
"그를 보내서 그 검은 자를 죽이게 하자.
그가 돌아오면 우리는 여전히 여기서 바깥 세상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두 적을 제거하고도 테른의 아버지의 불쾌감을 사지 않을 수 있다."
그가 말하는 동안 나는 그의 사악한 눈에 교활한 빛이 감도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의 논리가 겉보기에는 타당해 보였지만, 어쩌면 잠재의식적으로 그의 말이 어떤 불길한 의도를 감추고 있다고 느꼈다.
다른 테른은 분명한 놀라움으로 그를 바라보았지만, 라코르가 그의 귀에 짧게 속삭이자 그도 물러나서 상관의 제안에 동의를 표했다.
"가라, 존 카터."
라코르가 말했다.
"하지만 알아두어라.
투리드가 당신을 쓰러뜨리지 못한다 해도, 당신이 돌아올 때 기다리고 있다가 다시는 지상세계의 햇빛을 보지 못하게 할 자들이 있을 것이다.
가라!"
대화하는 동안 울라는 내 옆에서 계속 으르렁거리며 털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가끔 낮고 애원하는 듯한 울음소리와 함께 내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마치 앞에 있는 저 맨 목구멍을 향해 돌진하라는 명령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 같았다.
울라도 부드러운 말 뒤에 숨은 악의를 감지한 것이다.
테른들 너머로 경비실에서 여러 개의 문이 나 있었고, 라코르는 맨 오른쪽 문을 가리켰다.
"그 길이 투리드에게 이어져 있다."
그가 말했다.
하지만 울라에게 따라오라고 하려 했을 때, 울라는 낑낑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마침내 왼쪽 첫 번째 입구로 재빨리 달려가 서서 기침하는 듯한 짖음소리를 냈다.
마치 올바른 길을 따라오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의문스러운 눈길로 라코르를 바라보았다.
"이 짐승은 거의 틀린 적이 없다."
내가 말했다.
"테른이여, 당신의 뛰어난 지식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과 충성심이 뒷받침된 본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말하면서 나는 그를 믿지 않는다는 것을 말없이도 알 수 있도록 냉소를 지었다.
"마음대로 하시길."
그자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결국은 다 똑같아질 테니까."
나는 돌아서서 울라를 따라 왼쪽 통로로 들어갔다.
등이 적들을 향하고 있었지만 귀는 예민하게 열어두었다.
하지만 추격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통로는 바숨의 보편적인 조명 수단인 라듐 전구가 간간이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이 전구들은 아무런 관리도 필요 없고, 수년간 빛을 내는 동안 아주 미세한 양의 물질만 방출하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이 지하 방들에서 수 세기 동안 계속 켜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얼마 가지 않아 갈라지는 복도들의 입구를 지나기 시작했지만, 울라는 한 번도 망설이지 않았다.
오른쪽의 이런 복도 입구 중 하나에서 모국어보다 더 분명하게 전사 존 카터에게 말해주는 소리가 들렸다.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였다.
전사의 갑옷 소리였다.
그 소리는 오른쪽 복도 조금 위에서 들려왔다.
울라도 그 소리를 들었다.
번개처럼 휙 돌아서서 다가오는 위험을 마주보았다.
갈기는 곤두서고 으르렁거리며 입술을 뒤로 당겨 반짝이는 이빨을 모두 드러냈다.
손짓으로 울라를 조용히 시키고, 우리는 함께 몇 걸음 더 가서 다른 복도로 몸을 숨겼다.
여기서 기다렸다.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곧 두 사람의 그림자가 우리가 숨은 곳의 문간을 가로질러 주 복도 바닥에 드리워지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이제 매우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전에 나를 경계하게 했던 우연한 금속음은 다시 들리지 않았다.
그들이 우리가 있는 곳의 맞은편에 왔다.
그 둘이 라코르와 경비실에 있던 그의 동료라는 것은 놀랍지 않았다.
그들은 매우 조용히 걸었고, 각자의 오른손에는 날카로운 장검이 번쩍였다.
우리가 숨어 있는 입구 바로 가까이에서 멈춰 서서 서로 속삭였다.
"벌써 그들을 따돌린 걸까?"
라코르가 말했다.
"그렇든지, 아니면 그 짐승이 그 남자를 잘못된 길로 이끈 거겠지."
다른 자가 대답했다.
"우리가 택한 길이 이 지점까지 가는 훨씬 짧은 길이니까.
물론 그 길을 아는 사람에게는 말이야.
존 카터가 네가 제안한 그 길을 택했다면 죽음으로 가는 빠른 길이 됐을 텐데."
"그래."
라코르가 말했다.
"아무리 뛰어난 전투 실력도 그 회전하는 돌바닥에서는 그를 구하지 못했을 거야.
분명 그 위를 밟았을 테고, 투리드가 부정하긴 하지만 그 밑의 구덩이에 바닥이 있다면, 지금쯤 그곳으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겠지.
더 안전한 길로 그를 이끈 그 짐승이 저주받을 놈이군!"
"하지만 앞에는 다른 위험들이 있지."
라코르의 동료가 말했다.
"우리의 두 개의 좋은 검을 피한다 해도 그렇게 쉽게 빠져나가지는 못할 거야.
예를 들어, 그가 예기치 않게 ... 의 방으로 들어갔을 때 어떤 기회가 있을지 생각해 봐."
그 대화의 나머지를 들을 수 있다면 앞에 놓인 위험을 알 수 있을 텐데 하고 바랐다.
하지만 운명이 끼어들었다.
하필이면 내가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그 순간에, 나는 재채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