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북극의 심연에서 온 하얀 벌레가 가져온 창백한 죽음, 마법사 이바그의 선택이 인류의 운명을 결정한다.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의 하이퍼보리아 연작 중 하나.
예고편
북쪽 바다 근처, 한여름의 이상한 징조들이 마법사 이바그의 평온한 일상을 뒤흔든다.
차갑게 빛나는 태양, 시든 꽃들, 남쪽으로 날아가는 새 떼들... 그리고 영원한 겨울의 영역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목소리들.
"이건 분명 사악한 힘이야. 인간에게 재앙을 예고하는 징후다."
어느 날, 북쪽 수평선에서 한 배가 노도 젓지 않고 방향도 없이 떠내려온다.
그 배에는 하얗게 변한 시체들만이 남아있었다.
이바그가 시체들을 불태우려 했지만, 불길 속에서도 그들은 타지 않는다.
"이런 일은 본 적이 없어... 이건 내 지식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마법이야."
그날 밤,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창백한 빛이 비치고, 다음 날 아침 항구에는 산처럼 높이 솟은 거대한 빙산이 나타난다.
빙산에서 두 마법사가 내려와 이바그를 찾아온다.
"우리는 예언자 리스가 예언했던 그분을 섬기는 자들이오. 그분은 북쪽 끝 너머의 공간에서 떠다니는 성채인 얼음산 이킬스를 타고 세상의 바다를 항해하러 왔소."
이바그는 빙산 꼭대기에 있는 탑으로 인도되어 '를림 샤이코스'라는 거대한 하얀 벌레를 만나게 된다.
"나는 너를 네 동료 인간들의 운명에서 구했다.
나와 함께 북방의 왕국들을 항해하고, 푸른 남쪽 섬들을 지나며, 이킬스의 빛으로 그들에게 내리는 하얀 죽음을 보게 될 것이다."
이바그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마음속에는 의심이 남아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법사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벌레는 점점 커진다.
이바그는 빙산을 수색하지만 사라진 마법사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이상하다.
.. 그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그리고 벌레는 왜 점점 커지는 걸까?"
마침내 이바그만 남았을 때, 벌레가 잠든 틈을 타 그 안에 갇힌 마법사들의 영혼이 진실을 알려준다.
북극의 심연에서 온 공포, 인류를 위협하는 하얀 벌레, 그리고 그에 맞서는 한 마법사의 용기... 「하얀 벌레의 도래」
줄거리
북쪽 바다 근처에 살던 마법사 이바그는 한여름에 이상한 징조들을 목격한다.
차가운 태양, 북극광, 시든 꽃, 남쪽으로 날아가는 새 떼, 그리고 영원한 겨울의 영역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목소리들이 그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의 마법으로도 이 징조들의 의미를 알아낼 수 없었고, 알 수 없는 힘이 그를 방해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어느 날, 북쪽에서 한 배가 떠내려와 해변에 닿았는데, 그 배의 선원들은 모두 하얗게 변한 채 죽어있었다.
이바그가 시체들을 불태우려 했지만, 불에도 타지 않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날 밤,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창백한 빛이 비치더니, 다음 날 아침 항구에는 거대한 빙산이 나타났다.
빙산에서 두 마법사가 내려와 이바그를 찾아와 그들이 섬기는 '를림 샤이코스'라는 존재를 소개한다.
이바그는 빙산 꼭대기에 있는 탑으로 인도되어 거대한 하얀 벌레를 만나게 된다.
벌레는 이바그에게 인류를 멸망시키는 임무에 동참할 것을 제안하고, 이바그는 이를 받아들인다.
미리보기
(에이본의 책 제9장)
가스파르 뒤 노르의 고대 프랑스어 원고에서 번역
북쪽 바다 근처에 살던 마법사 이바그는 한여름에 이상하고 때아닌 징조들을 목격했다.
무 툴란 위의 태양은 얼음처럼 맑고 창백한 하늘에서 차갑게 빛났다.
저녁이 되자 하늘에는 신들의 높은 방에 걸린 벽걸이 태피스트리처럼 북극광이 천정에서 땅까지 드리워졌다.
이바그의 집 뒤편 절벽 아래 계곡에는 양귀비와 아네모네가 시들어 있었고, 담장 안 정원의 과일들은 껍질이 창백하고 속은 푸르렀다.
또한 낮에는 무 툴란 너머 숨겨진 섬들에서 남쪽으로 날아가는 수많은 새 떼를 보았고, 밤에는 다른 무리들이 지나가며 내는 괴로운 울음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거센 바람과 파도 소리 속에서 영원한 겨울의 영역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목소리들의 속삭임을 들었다.
이바그는 해안가의 거친 어부들처럼 이러한 징조들에 불안을 느꼈다.
모든 마법에 통달한 대가이자 먼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언자였던 그는 이 징조들의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 자신의 기술을 사용했다.
하지만 낮에는 그의 눈이 흐려졌고, 꿈을 통해 계시를 얻으려 할 때는 어둠이 가로막았다.
가장 교묘한 점성술도 소용없었고, 영혼 조수들은 침묵하거나 모호한 대답만 했으며, 모든 지술과 수술과 점술에도 혼란만 있었다.
이바그는 알 수 없는 힘이 자신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아무도 이기지 못했던 그의 마법을 무력화시키고 조롱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바그는 마법사들만이 알 수 있는 특별한 징후를 통해, 그 힘이 사악한 것이며 인간에게 재앙을 예고하는 것임을 알았다.
한여름 내내 어부들은 엘크 가죽과 버드나무로 만든 작은 배를 타고 나가 그물을 던졌다.
하지만 그물에는 불이나 극심한 추위에 맞은 듯한 죽은 물고기들이 걸렸고, 가장 나이 든 선장들도 본 적 없는 괴물들도 잡혔다.
세 개의 머리와 꼬리와 지느러미를 가진 공포스러운 것들, 그물에서 빠져나가 액체처럼 녹아내리는 검고 형체 없는 것들, 머리 없이 부풀어 오른 달처럼 생긴 것들과 그 주위로 초록색 얼음 광선이 뻗어나온 것들, 또는 끈적끈적한 점액으로 된 수염이 달린 나병 환자 같은 눈을 가진 것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세른고스에서 오는 배들이 북극 섬들 사이를 항해하던 북쪽 수평선에서 한 배가 노도 젓지 않고 방향도 없이 떠내려왔다.
그 배는 이바그의 절벽 아래 모래사장에 정박된 어부들의 배들 사이로 밀려들어왔다.
어부들은 더 이상 바다로 나가지 않았고 배는 모래사장에 끌어올려져 있었다.
어부들이 두려움과 경이로움 속에서 그 배에 몰려들어 보니, 노잡이들은 여전히 노를 잡고 있었고 선장은 키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얼굴과 손은 뼈처럼 딱딱했고 나병 환자의 살점처럼 하얬다.
그들의 열린 눈동자는 이상하게 바래서 흰자위와 구분이 되지 않았고, 깊이 얼어붙은 연못처럼 공포로 가득 찬 공허함이 있었다.
이바그도 나중에 내려와 그 배의 선원들을 보고 이 기이한 일의 의미를 깊이 생각했다.
어부들은 죽은 사람들을 만지기를 꺼려했고, 바다에 재앙이 내렸으며 모든 항해하는 것들과 사람들에게 저주가 내렸다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이바그는 시체들이 태양 아래서 썩어 전염병을 퍼뜨릴 것을 우려해, 그 배 주위에 표류목으로 장작더미를 쌓으라고 명령했다.
장작더미가 선원들을 가릴 만큼 높아지자 그는 직접 불을 붙였다.
장작더미는 높이 타올랐고, 폭풍구름처럼 검은 연기가 절벽 위 이바그의 높은 탑을 지나 바람을 타고 흘러갔다.
하지만 불이 잦아들었을 때, 노잡이들의 시체는 여전히 재가 쌓인 가운데 앉아있었다.
노는 재와 숯덩이가 되어 떨어져나갔지만, 그들의 팔은 여전히 노를 젓는 자세로 뻗어있었고 손가락은 움켜쥐고 있었다.
그리고 선장도 키가 타서 옆으로 쓰러졌음에도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었다.
대리석 같은 시체들의 옷만 타버렸을 뿐, 달빛에 씻긴 대리석처럼 하얗게 빛났고 불에 그을린 흔적조차 없었다.
어부들은 이 불길한 기적에 겁에 질려 가장 높은 바위로 도망쳤다.
이바그 곁에는 그의 두 하인, 소년 라타와 늙은 할멈 아힐리디스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