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기아스

작품

개요

하이퍼보리아의 용맹한 사냥꾼이 마법사의 저주로 시작된 지하 세계의 신들을 만나는 기이한 모험, 일곱 개의 기아스가 그를 기다린다!

참고로 기아스(Geases)는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단어로, 본문에서는 "고난, 시련, 모험" 등의 의미로 쓰인다.
스미스는 이런 식으로 세상에 없는 단어를 쓰기를 좋아했었다.

예고편

하이퍼보리아의 고위 판사이자 홈콰트 왕의 삼촌인 랄리바 부즈. 그는 26명의 용맹한 부하들과 함께 에이글로피안 산맥에서 가장 위험한 사냥감을 찾아 나섰다.

"부르미족은 하이퍼보리아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로 여겨진다. 그들의 모피로 장식된 내 방이 증명하듯, 나는 이미 그런 사냥의 맛을 본 터라 이보다 약한 사냥감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검은 화산재 봉우리가 태양을 가리는 부르미타드레스 산. 그곳에서 랄리바 부즈와 그의 부하들은 칼날 달린 창과 단검, 투창, 양손검으로 무장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표는 반인반수 야만인 부르미족이 사는 동굴이었다.

"신성을 모독하는 거친 말로 맹세한다. 부르미타드레스 산 위아래 어디에도 신은 없다!"

하지만 산에서 그들은 예상치 못한 존재를 만난다. 창백한 연기가 뱀처럼 꿈틀대는 곳에서 랄리바 부즈는 마법사 에즈다고르를 마주한다.

"내가 마법사 에즈다고르임을 알아라. 네 멍청한 침입으로 망쳐버린 주문과 일의 대가로, 나는 너에게 가장 끔찍하고 재앙적이며 쓰라린 기아스를 내릴 것이다."

에즈다고르의 저주는 랄리바 부즈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모든 무기를 버리고 맨손으로 부르미족의 동굴로 들어가야 하는 기아스. 그리고 그곳 너머에 있는 신 차토구아를 찾아가 자신이 피의 제물임을 선언해야 한다.

"랍톤티스는 기아스가 완수되고 부르미타드레스 아래로의 여정이 끝날 때까지 너와 함께할 것이다. 그는 지하 세계의 비밀과 옛 존재들의 거처를 알고 있다."

이빨 달린 부리를 딱딱거리는 랍톤티스 새의 인도를 받아, 랄리바 부즈는 부르미족의 동굴로 향한다. 맨손으로 부르미족과 싸우며, 그는 점점 더 깊은 지하 세계로 들어간다.

거대한 몸집에 박쥐 같은 털이 나 있고, 졸려 보이는 검은 두꺼비 같은 얼굴을 한 차토구아. 그는 랄리바 부즈를 받아들이지 않고 거미신 아틀라크-나차에게 보낸다.

"차토구아의 선물이군. 하지만 나도 너를 원하지 않는다. 내 거미줄은 이미 완벽하고, 더 이상의 희생은 필요 없다. 대신 너를 하온-도르에게 보내겠다."

검은 수정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궁전에 사는 하온-도르, 뱀과 인간을 섞어놓은 듯한 모습의 뱀 사람들, 인류의 원형이라 자처하는 존재들, 그리고 모든 우주의 불결함의 아버지이자 어머니인 압호스.

"나는 압호스다. 가장 오래된 신들과 동시대를 살았다. 원형들이 너를 나에게 추천한 것은 의심스러운 취향을 보여준 것 같구나."

일곱 번의 기아스를 받은 랄리바 부즈는 마지막으로 외부 세계로 가는 여정을 시작한다. 하지만 아틀라크-나차의 거미줄 다리가 끊어지고, 그는 아무도 자발적으로 탐험하려 하지 않았던 심연 속으로 떨어진다.

이것은 일곱 번째 기아스의 조건에서 대비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코모리옴의 고위 판사 랄리바 부즈는 과연 이 끝없는 기아스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가 마주한 지하 세계의 신들과 괴물들은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가 떨어진 심연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일곱 기아스』 - 하이퍼보리아의 전설적인 사냥꾼이 마주한 지하 세계의 공포와 신비를 담은 대서사시. 신화와 공포가 뒤섞인 이 모험에 당신을 초대한다.

줄거리

1장 - 부르미타드레스 산의 사냥꾼

코모리옴의 고위 판사이자 홈콰트 왕의 삼촌인 랄리바 부즈가 26명의 부하들과 함께 에이글로피안 산맥에서 사냥을 하러 나섰다.
그들은 가장 위험한 생물로 알려진 부르미족을 사냥하기 위해 부르미타드레스 산으로 향했다.
산 아래에는 토성에서 내려온 신 차토구아가 산다는 전설이 있었다.
랄리바 부즈와 부하들은 무기를 잘 갖추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은 동굴 입구에 접근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었다.

2장 - 마법사 에즈다고르와의 만남

랄리바 부즈는 산 위에서 이상한 연기를 발견하고 그 근원을 찾아갔다.
그는 마법사 에즈다고르의 거처에 도착했다.
에즈다고르는 랄리바 부즈의 방해로 중요한 소환 의식이 망쳤다며 화를 냈다.
그리고 복수로 랄리바 부즈에게 첫 번째 기아스(저주)를 내렸다.
랄리바 부즈는 모든 무기를 버리고 맨손으로 부르미족의 동굴로 들어가 차토구아를 만나 자신을 제물로 바쳐야 했다.
에즈다고르의 사역마인 랍톤티스 새가 그를 안내하게 되었다.

3장 - 차토구아와의 만남

랄리바 부즈는 마법에 걸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르미족의 동굴로 들어갔다.
그는 맨손으로 부르미족과 싸워 이겨내고 깊은 동굴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그는 거대한 두꺼비 같은 모습의 신 차토구아를 만났다.
랄리바 부즈는 에즈다고르가 시킨 대로 자신이 제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차토구아는 그를 먹지 않고 대신 두 번째 기아스를 내려 거미신 아틀라크-나차에게 보냈다.

4장 - 아틀라크-나차와의 만남

랄리바 부즈는 더 깊은 동굴로 내려가 거대한 심연 앞에 도착했다.
심연을 가로지르는 거미줄 위에 아틀라크-나차가 있었다.
그는 인간의 얼굴을 가진 거대한 거미였다.
랄리바 부즈가 차토구아의 메시지를 전하자, 아틀라크-나차도 그를 원하지 않았다.
대신 세 번째 기아스를 내려 지하 세계의 왕 하온-도르에게 보냈다.

미리보기

1장

이상한 부르미족의 동굴에서 벌어진 사냥꾼의 모험담

  • 신 차토구아에 관한 이야기

랄리바 부즈는 코모리옴의 고위 판사이자 홈콰트 왕의 삼촌이었다.
그는 26명의 용맹한 부하들과 함께 에이글로피안 산맥에서 사냥감을 찾아 나섰다.
중간 지대의 정글에 사는 거대 나무늘보와 흡혈박쥐, 작지만 위험한 공룡들은 하급 사냥꾼들에게 맡기고, 랄리바 부즈와 그의 부하들은 빠르게 전진했다.
하이퍼보리아 수도에서 목적지까지 하루 만에 도착했다.

에이글로피안 산맥에서 가장 높고 험준한 부르미타드레스 산의 유리 같은 절벽과 음산한 성벽이 머리 위로 솟아있었다.
한낮에도 검은 화산재 봉우리가 태양을 가렸고, 석양빛은 완전히 차단됐다.
그들은 가장 낮은 절벽 아래서 밤을 보냈다.
쉬지 않고 경계를 서며 불꽃 위에 마른 나뭇가지를 쌓았다.
위쪽 절벽에서는 산 이름의 유래가 된 반인반수 야만인 부르미족의 개 같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부르미족에게 쫓기는 알프스 카토블레파스의 울음소리와 사냥당해 쓰러지는 검은 호랑이의 광포한 울음소리도 들렸다.
랄리바 부즈는 이런 소리들이 내일 사냥에 좋은 징조라고 생각했다.

랄리바 부즈와 부하들은 이른 아침에 일어났다.
말린 곰고기와 기운을 북돋아주는 것으로 유명한 시큼한 검은 포도주로 아침을 먹은 후, 곧바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부르미족이 사는 동굴이 있는 위쪽 절벽으로 향했다.
랄리바 부즈는 전에도 이 생물들을 사냥한 적이 있었다.
코모리옴에 있는 그의 집 방 하나는 부르미족의 두껍고 거친 모피로 장식되어 있었다.

부르미족은 하이퍼보리아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로 여겨졌다.
주민들을 만나지 않더라도 부르미타드레스 산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험한 모험이었다.
하지만 랄리바 부즈는 이미 그런 사냥의 맛을 본 터라 이보다 약한 사냥감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그와 부하들은 무장을 잘 갖추었다.
일부는 가파른 절벽을 오르기 위한 밧줄과 갈고리를 들고 있었다.
일부는 무거운 쇠뇌를, 많은 이들은 부르미족과 근접전에서 가장 효과적인 긴 자루의 칼날 달린 창을 들고 있었다.
모두가 보조 무기로 단검, 투창, 양손검, 철퇴, 송곳, 톱니 달린 도끼를 갖추고 있었다.
전원이 공룡 가죽 조끼와 바지를 입고 청동 징이 박힌 장화를 신었다.
랄리바 부즈 자신은 천처럼 유연한 구리 사슬갑옷을 입었다.
또한 찌르는 검으로도 쓸 수 있는 긴 청동 송곳이 달린 매머드 가죽 방패를 들었다.
거구에 힘이 센 그는 어깨와 허리띠에 온갖 무기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

이 산은 화산이었지만, 네 개의 분화구는 모두 꺼진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등반가들은 몇 시간 동안 검은 용암과 흑요석으로 된 무시무시한 절벽을 올랐다.
위쪽의 더 가파른 봉우리들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로 끝없이 이어져, 사람이 오를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태양은 그들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가 뜨겁게 내리쬐었고, 바위는 용광로 벽처럼 달궈져 손을 데였다.
하지만 무기에 피를 묻히고 싶어 안달이 난 랄리바 부즈는 그늘진 협곡이나 드문드문 있는 향나무 아래서 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부르미타드레스 산에는 부르미족이 보이지 않았다.
틀림없이 전날 밤 너무 많이 먹어서일 것이다.
코모리아인들이 들었던 사냥 소리로 봐서는 그럴 만했다.
아마도 더 높은 절벽의 동굴 미로까지 들어가야 할지도 모른다.
랄리바 부즈같이 대담한 사냥꾼에게도 그리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대부분의 동굴은 밧줄 없이는 사람이 오를 수 없었고, 부르미족은 꽤나 영리해서 공격하는 자들의 머리 위로 바위와 돌무더기를 던졌다.

동굴은 좁고 어두워서 들어가는 사냥꾼들이 크게 불리했다.
부르미족은 안쪽에 사는 새끼와 암컷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
암컷들은 수컷보다도 더 사납고 위험했다.

등반이 더욱 힘들고 위험해지자 랄리바 부즈와 부하들은 이런 문제들을 논의했다.
위쪽에서 아래쪽 동굴 입구들이 보였다.
용감한 사냥꾼들이 그 동굴에 들어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부르미족의 끔찍한 식습관과 포로들을 죽이기 전후에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부르미족의 기원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민간에서는 부르미족이 여자와 원시 시대에 부르미타드레스 산 깊은 동굴 세계에서 나온 끔찍한 생물들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믿었다.
그 산 아래 어딘가에는 지구가 생성된 직후 토성에서 내려온 느릿하고 불길한 신 차토구아가 산다고 전해졌다.
그의 검은 제단에서 예배를 드릴 때면 신도들은 항상 부르미타드레스 산을 향해 서야 했다.
차토구아보다 더 의심스러운 존재들이 꺼진 화산 아래서 잠들어 있거나 숨겨진 지하 세계를 돌아다니며 약탈을 했다.
하지만 이런 존재들에 대해서는 가장 노련하거나 타락한 마법사들 외에는 아무도 아는 바가 없었다.

2장

초자연적인 것들을 철저히 현대적으로 경멸하는 랄리바 부즈는 부하들이 이런 옛 전설들을 주고받는 것을 듣고는 분명한 어조로 자신의 회의론을 밝혔다.
그는 신성을 모독하는 거친 말로 부르미타드레스 산 위아래 어디에도 신은 없다고 맹세했다.
부르미족에 대해서는, 그들이 분명 잘못 태어난 종족이긴 하지만 그들의 기원을 설명하는데 자연의 익숙한 법칙 이상을 들먹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들은 단지 저급하고 타락한 원주민 부족의 잔재일 뿐이며, 진정한 하이퍼보리아인들이 오자 더욱 야만화되어 화산 요새로 도망친 것이라고 했다.

부대의 나이 든 베테랑들은 이런 이단적인 말에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랄리바 부즈의 높은 지위와 무용을 존중하여 공개적으로 반박하지는 않았다.

영웅적인 등반이 몇 시간 이어진 후, 사냥꾼들은 아래쪽 동굴과 가까운 거리에 도달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하이퍼보리아의 울창한 숲과 비옥한 평원이 아찔하게 펼쳐졌다.
그들은 검은 갈라진 바위로 된 세상에 홀로 있었다.
위, 아래, 사방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절벽과 협곡이 있었다.
바로 머리 위 거의 수직인 절벽 면에는 화산 분출구처럼 보이는 세 개의 동굴 입구가 있었다.
절벽의 많은 부분이 흑요석으로 유리처럼 매끄러웠고, 손잡이나 발판이 거의 없었다.
원숭이처럼 날렵한 부르미족조차 그 벽을 오르기 힘들어 보였다.

랄리바 부즈는 전략적인 눈으로 살펴본 후, 동굴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은 위에서부터라고 판단했다.
그들 아래 선반 같은 바위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비스듬한 틈이 있었는데, 틀림없이 부르미족이 드나드는 통로일 것이다.

하지만 먼저 위쪽 절벽에 올라야 했다.
그것 자체가 어렵고 위험한 과제였다.
사냥꾼들이 서 있는 긴 경사면 한쪽에 굴뚝 같은 통로가 위로 이어졌다.
이 통로는 꼭대기에서 30피트 아래에서 끝나고, 그 위는 매끄럽고 깎아지른 면이었다.
좋은 등반가라면 통로 끝까지 올라가서 밧줄과 갈고리를 정상 가장자리에 던질 수 있을 것이다.

동굴에서 돌과 쓰레기가 쏟아져 내리면서 현재 위치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분명해졌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잘 갉아먹히고 썩은 인간의 유해를 발견했다.
이 악당들에 대한 분노와 사냥꾼으로서의 열정에 불타오른 랄리바 부즈는 26명의 부하들을 이끌고 등반을 시작했다.
그는 곧 통로 끝에 도달했고, 거기서 한쪽으로 비스듬히 난 좁은 발판을 발견했다.
세 번째 시도 끝에 밧줄이 걸렸고, 그는 손으로 밧줄을 잡고 절벽을 올라갔다.

그는 부르미타드레스 산의 가장 낮은 봉우리의 넓고 비교적 평평한 바위 벽돌 위에 서 있었다.
그 위로 아직 2천 피트나 되는 가파른 피라미드처럼 산이 솟아있었다.
그의 앞에 있는 검은 용암 바위는 수많은 낮은 능선과 거대한 기둥 받침대 같은 이상한 덩어리들로 뒤틀려 있었다.
어두운 흙으로 된 얕은 분지에는 마른 듯한 풀과 시든 고산 꽃들이 드문드문 자라고 있었다.
번개에 맞았거나 왜소하게 자란 삼나무 몇 그루가 갈라진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검은 능선들 사이로,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 창백한 연기가 뱀처럼 꿈틀대며 고요한 정오의 공기 속으로 믿을 수 없이 높이 올라가다 사라졌다.
랄리바 부즈는 그 바위 벽돌에 부르미족보다는 문명화된 인간에 가까운 누군가가 살고 있다고 추측했다.
부르미족은 불 사용법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었다.
이 발견에 놀란 그는 부하들이 합류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꿈틀대는 연기 줄기의 근원을 조사하러 나섰다.

그는 연기가 첫 번째 용암 능선 뒤에서 불과 몇 걸음 거리에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었다.
능선을 하나씩 넘고 많은 기이한 돌멘과 거대한 백운석 덩어리들을 돌아갔다.
이 바위들은 잠시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바위처럼 보였는데, 설명할 수 없이 그의 앞에 우뚝 솟아있었다.
그래도 창백하고 구불구불한 연기는 여전히 같은 거리에서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다.

코모리옴의 고위 판사이자 용맹한 사냥꾼인 랄리바 부즈는 이 연기의 행동에 당혹스럽고 짜증이 났다.
주변 바위들의 모습도 불쾌할 정도로 기만적이었다.
그는 하루의 진짜 목적과는 무관한 탐험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성격상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목표를 이루지 않고는 포기할 수 없었다.
이제쯤 절벽을 올라왔을 부하들을 향해 크게 소리치며, 그는 계속해서 그 요상한 연기를 향해 나아갔다.

한두 번 정도 부하들의 대답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마치 수 마일 너비의 협곡 건너편에서 들리는 것처럼 아주 희미하고 불분명했다.
다시 한 번 크게 소리쳤지만 이번에는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조금 더 가자 옆쪽 바위들 사이에서 네다섯 개의 다른 목소리가 참여하는 듯한 특이한 대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마치 신기루처럼 멀어진 연기보다 그 소리들이 훨씬 가까이에서 나는 것 같았다.
목소리 중 하나는 분명히 하이퍼보리아인의 것이었지만, 다른 목소리들은 랄리바 부즈가 자신의 다양한 민족학적 지식에도 불구하고 어떤 인류의 분파나 하위 집단과도 연관 지을 수 없는 음색과 억양을 가지고 있었다.
그 소리들은 큰 곤충들의 윙윙거림, 불과 물의 속삭임, 금속이 긁히는 소리를 번갈아 연상시키며 그의 귀에 매우 불쾌하게 들렸다.

랄리바 부즈는 자신이 온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힘차고 다소 화난 듯한 고함을 질렀다.
무기와 장비가 요란하게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내며, 그는 소리가 나는 쪽의 날카로운 용암 능선을 향해 기어올랐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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