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상형문자

작품

개요

운명의 책에 쓰여진 상형문자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조티크 시리즈 열번째 작품.

예고편

점성술사 누샤인은 개 안사라스와 외눈박이 노예 무즈다와 함께 도시에서 도시로 떠돌아다닌다.
사기꾼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어디서도 오래 머물지 못하다가 마침내 자일락의 수도 움마오스에 정착한다.

이곳에서 그의 운세는 드디어 좋아지기 시작한다.
점술의 명성이 늘어나고 찾아오는 고객도 많아진다.
처음으로 누샤인의 삶에 행운이 찾아온 것 같다.

그러던 어느 여름 밤, 하늘을 관찰하던 중 이상한 현상을 발견한다.
그의 출생 별자리인 큰개자리 근처에 삼각형을 이루는 새로운 별 세 개가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밤새 계산한 결과, 이 별들은 누샤인에게 예상치 못한 여행이 예정되어 있다는 신호였다.
세 가지 원소를 거치는 여행이며, 세 명의 안내자가 차례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안정을 찾은 움마오스를 떠나고 싶지 않았던 누샤인은 불안에 휩싸인다.
며칠 후, 그의 운세표에 미라를 닮은 상형문자가 갑자기 출현한다.
아무도 그 문자를 쓰지 않았는데, 날이 갈수록 문자는 위치를 바꾸며 큰개자리를 향해 움직인다.

마침내 어느 저녁, 잠에서 깨어난 누샤인은 자신의 방에 서 있는 미라를 발견한다.
"누샤인이여, 준비하시오. 나는 별들이 예언했던 여행의 첫 번째 안내자요."

미리보기

세상은 결국 둥근 암호가 될 것이다.

  • 조티크의 오래된 예언

점성술사 누샤인은 여러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밤하늘의 둥근 천체들을 연구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기술을 동원해 수많은 남녀와 아이들의 운세를 점쳤다.
도시에서 도시로, 왕국에서 왕국으로 옮겨 다녔지만 어느 곳에서도 오래 머물지 못했다.
지역 관리들이 그를 사기꾼이라며 추방하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의뢰인들이 그의 예언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어 떠나갔기 때문이다.
때로는 굶주리고 초라한 모습으로 지냈고, 어디서도 존경받지 못했다.

누샤인의 불안정한 삶의 유일한 동반자는 줄바사이르라는 사막 마을에서 어쩌다 그에게 붙어버린 볼품없는 잡종 개와 요로스에서 아주 싼값에 산 외눈박이 흑인 노예뿐이었다.
개에게는 개의 별을 따서 안사라스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흑인 노예에게는 어둠을 뜻하는 무즈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오랜 방랑 끝에 점성술사는 자일락에 도착해 수도 움마오스에 정착했다.
움마오스는 마법사의 분노로 오래전에 파괴된 같은 이름의 옛 도시 잔해 위에 세워진 곳이었다.
누샤인은 안사라스, 무즈다와 함께 낡은 아파트의 반쯤 무너진 다락방에서 지냈다.
도시의 연기가 끼지 않은 저녁이면 아파트 옥상에서 별들의 위치와 움직임을 관찰했다.
가끔 주부나 창녀, 짐꾼이나 행상인, 소상인들이 낡은 계단을 올라와 적은 돈을 주고 운세를 봐달라고 했다.
누샤인은 너덜너덜해진 점성술 책들을 보며 정성스럽게 운세를 점쳤다.

자주 있는 일이지만, 책을 아무리 뒤져봐도 천체의 배열이나 대립의 의미를 알 수 없을 때면 안사라스에게 물어보곤 했다.
개의 헝클어진 꼬리 움직임이나 벼룩을 잡는 모습에서 깊은 예언을 이끌어냈다.
이런 점괘 중 몇몇이 적중하면서 움마오스에서 누샤인의 명성이 높아졌다.
그가 꽤 실력 있는 예언가라는 소문이 퍼지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게다가 자일락은 모든 마법과 예언술을 허용하는 관대한 법이 있어서 기소될 걱정도 없었다.

처음으로 누샤인의 운명을 지배하던 어두운 행성들이 길한 별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 같았다.
이런 행운과 지갑이 두둑해진 것에 대해 베르가마에게 감사를 표했다.
베르가마는 조티크 대륙 전체에서 가장 강력하고 신비로운 수호신으로 여겨졌고, 하늘과 땅을 다스린다고 알려져 있었다.

여름 밤, 검은 하늘에 불타는 모래처럼 빽빽하게 별들이 흩뿌려진 날이었다.
누샤인은 숙소 옥상으로 올라갔다.
늘 그랬듯이 흑인 노예 무즈다를 데리고 갔다.
무즈다의 외눈은 놀라울 정도로 시력이 좋아서, 근시인 점성술사의 시력을 보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무즈다는 잘 정리된 손짓과 몸짓으로 자신이 관찰한 것을 누샤인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이날 밤, 누샤인의 탄생을 지배했던 큰개자리가 동쪽 하늘에서 떠오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점성술사의 흐릿한 눈에도 별자리의 모양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흥분한 무즈다가 알려주기 전까지는 정확히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었다.
큰개자리의 뒷다리 근처에 2등성 새로운 별 세 개가 나타난 것이었다.
누샤인은 그저 붉은 빛의 흐릿한 점으로만 보이는 이 놀라운 새 별들은 정삼각형을 이루고 있었다.
누샤인과 무즈다는 이 별들이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이라고 확신했다.

"베르가마여, 이건 정말 이상한 일이군요."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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