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죽음의 바다를 건너 도착한 곳은 지옥 그 자체, 고문자들의 섬에서 풀린 은빛 죽음의 비밀이 모든 것을 뒤바꾼다.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의 조티크 시리즈 두번째 작품.
예고편
요로스 왕국에 은빛 죽음이 들이닥쳤다.
전염병에 걸린 자들은 얼굴과 몸이 하얗게 변하고 불과 몇 분 만에 시체처럼 굳어버렸다.
하룻밤 사이에 왕국 전체가 멸망했고, 젊은 왕 풀브라만이 마법사 벰디즈가 만든 붉은 금속 반지 덕분에 살아남았다.
벰디즈의 조언대로 풀브라는 살아남은 노예 셋과 함께 신트롬 섬으로 피신하려 했다.
하지만 항해 도중 폭풍을 만나 표류하다 우카스트로그라는 이상한 섬에 도착했다.
이곳은 '고문자들의 섬'으로, 표류한 사람들을 붙잡아 고문하는 것을 즐기는 악명 높은 곳이었다.
섬의 주민들은 시미터 칼날처럼 휘어진 얇은 입술에 노란 피부를 가졌다.
그들은 풀브라와 노예들을 포로로 잡아 일드락 왕 앞으로 데려갔다.
풀브라가 자신의 신분을 밝혔지만 소용없었다.
일드락은 그를 궁전 지하 감옥에 가두었다.
유리벽 너머로 해저 동굴에서 꿈틀거리는 바다 괴물들과 떠다니는 시체들을 보며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아름다운 소녀 일바아가 나타났다.
그녀는 요로스 출신 어머니를 둔 혼혈로, 풀브라에게 도주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녀의 연민 어린 미소는 절망 속의 풀브라에게 희망을 주었다.
일드락의 명령으로 풀브라는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
바늘 같은 털이 난 뱀들, 불협화음의 고문, 역겨운 연기... 다양한 고문 속에서도 그는 일바아의 약속을 믿고 견뎠다.
하지만 그녀는 밤에 오지 않았고, 풀브라는 다음날 더 끔찍한 고문에 끌려갔다.
줄거리
은빛 죽음이라는 전염병이 타수운 왕국에서 요로스로 퍼져 수도 파라드를 덮친다.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은 얼음장 같은 한기를 느끼고 얼굴과 몸이 하얗게 변하며 희미한 광택을 내뿜다가 몇 분 만에 시체처럼 굳어버린다.
요로스의 젊은 왕 풀브라는 점성술사 벰디즈가 만들어준 마법 반지 덕분에 전염병에서 살아남지만, 하룻밤 사이 왕국 전체가 죽음에 휩싸인다.
백성도, 신하도, 심지어 벰디즈마저 모두 죽고 풀브라만 홀로 남는다.
벰디즈의 조언대로 풀브라는 살아남은 노예 셋과 함께 신트롬 섬으로 피신하려 바지선을 타고 출발한다.
하지만 항해 도중 폭풍을 만나 표류하다 우카스트로그 섬에 도착한다.
이곳은 '고문자들의 섬'으로 불리는 악명 높은 곳이다.
섬의 주민들은 시미터 칼날처럼 휘어진 얇은 입술에 노란 피부를 가진 이상한 종족이다.
그들은 풀브라와 그의 노예들을 포로로 잡아 일드락 왕 앞으로 데려간다.
일드락은 표류한 사람들을 붙잡아 고문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 잔인한 왕이다.
궁전 지하 감옥에 갇힌 풀브라는 일바아라는 아름다운 소녀를 만난다.
일바아는 요로스 출신 어머니를 둔 혼혈로, 풀브라에게 도주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이것은 고문을 더 잔인하게 만들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미리보기
태양이 저물고 다시 뜨는 사이, 은빛 죽음이 요로스에 닥쳤다.
이 재앙의 도래는 오래된 예언과 최근의 예언들을 통해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점성술사들은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이 신비한 병이 아케르나르 별에서 내려올 것이라 말했다.
아케르나르는 조티크 남부 대륙의 모든 땅을 불길하게 지배하는 큰 별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살갗을 밝은 금속성 창백함으로 봉인한 뒤에도 이 전염병은 희미한 에테르의 흐름을 타고 다른 세계로 계속 퍼져나갈 것이라고 했다.
은빛 죽음은 무시무시했다.
아무도 전염의 비밀이나 치료법을 알지 못했다.
사막의 바람처럼 빠르게 황폐해진 타수운 왕국에서 요로스로 들이닥쳤다.
그 근접을 경고하려 밤새 달려온 전령들마저 추월했다.
병에 걸린 사람들은 얼음장 같은 한기를 느꼈다.
마치 우주의 가장 바깥 심연이 내뿜은 숨결 같았다.
얼굴과 몸이 이상하게 하얗게 변했고 희미한 광택을 내뿜었다.
불과 몇 분 만에 오래된 시체처럼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실폰과 실로아르의 거리에서, 그리고 요로스의 수도 파라드에서 이 전염병은 금빛 등불 아래에서 기이하고 반짝이는 빛처럼 얼굴에서 얼굴로 퍼져나갔다.
희생자들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죽음의 광채는 그들 위에 남았다.
시끌벅적한 거리의 축제는 전염병이 지나가자 숨이 막혔고, 흥겹게 놀던 사람들은 그 자세 그대로 얼어붙었다.
호화로운 저택에서는 포도주에 취해 있던 연회객들이 화려한 잔치 한가운데서 창백해졌고, 호화로운 의자에 기대어 반쯤 비워진 잔을 뻣뻣한 손가락으로 쥔 채 그대로 있었다.
상인들은 세다 만 동전 더미 위에서 쓰러졌고, 나중에 들어온 도둑들은 훔친 물건을 들고 나가지도 못했다.
다른 이들을 위해 파다 만 무덤에서 무덤 파는 사람들이 죽었지만, 아무도 소유권을 다투러 오지 않았다.
이상하고 피할 수 없는 재앙에 도망갈 시간은 없었다.
맑은 별들 아래에서 무시무시하고 빠르게 요로스를 덮쳤고, 새벽에 잠에서 깨어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얼마 전에 왕위를 계승한 요로스의 젊은 왕 풀브라는 사실상 백성 없는 통치자가 되었다.
풀브라는 전염병이 닥친 그날 밤을 파라드의 궁전 높은 탑에서 보냈다.
천문 관측 기구가 설치된 관측탑이었다.
마음이 무겁고 생각은 아편 같은 절망감에 둔해졌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은빛 죽음을 예언한 많은 예언들을 알고 있었고, 게다가 늙은 점성술사이자 마법사인 벰디즈의 도움으로 별들을 통해 임박한 재앙을 읽었다.
이 사실을 풀브라와 벰디즈는 알리지 않기로 했다.
요로스의 운명은 영원한 시간 속에서 무한한 운명이 이미 정해놓은 것임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다른 방식으로 죽게 될 운명이 적혀있지 않는 한, 아무도 이 운명을 피할 수 없었다.
벰디즈는 풀브라의 운세를 점쳤다.
학문으로도 풀 수 없는 모호함이 있었지만, 왕이 요로스에서 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했다.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는 불분명했다.
하지만 풀브라의 아버지 알타스를 모셨고 새 통치자에게도 충성을 다하는 벰디즈는 마법의 힘으로 마법 반지를 만들었다.
이 반지는 언제 어디서나 풀브라를 은빛 죽음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었다.
반지는 붉은 황금이나 구리보다 더 어두운 이상한 붉은 금속으로 만들어졌고, 지상의 보석상들도 모르는 검은 직사각형 보석이 박혀 있었다.
보석에서는 계속해서 강한 향이 났다.
마법사는 풀브라에게 중지에 낀 반지를 절대로 빼지 말라고 했다.
요로스에서 멀리 떨어진 땅에서도, 은빛 죽음이 지나간 후에도 절대 빼지 말라고 했다.
한 번이라도 전염병이 풀브라에게 닿으면, 그의 살에 미묘한 전염성이 영원히 남을 것이고, 반지를 빼면 그 전염성이 평소의 독성을 되찾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벰디즈는 붉은 금속과 검은 보석의 출처, 그리고 이 보호 마법을 얻기 위해 치른 대가는 말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