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레어의 마녀

작품

개요

사랑과 마법이 얽힌 중세 판타지 세계, 실레어에서 펼쳐지는 운명적 만남과 위험한 유혹의 이야기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아베루아뉴 시리즈 중 하나.

예고편

"내 집은 어떤 면에서는 가깝고, 또 어떤 면에서는 멀어요."
연못가에서 만난 신비로운 여인 세포라. 그녀는 자신을 마녀라 소개하고, 은둔자 안셀름을 그녀의 영역으로 초대한다.
"크롬레크가 내 영역으로 가는 문이라고 말했잖아요. 지금 우리는 당신이 알던 시간과 공간 밖의 땅에 있어요."
하지만 실레어의 탑에는 또 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검은 늑대의 정체와 거울 속에 비친 충격적인 진실...
"세포라는 젊은 남자들의 생명력을 빨아먹는, 거의 불멸의 고대 라미아입니다. 수 세기 동안 많은 연인이 있었지만, 그들의 최후가 어땠는지는 말하고 싶지 않소."
사랑과 마법이 뒤섞인 아베루아뉴의 전설. 진실의 거울이 비추는 충격적 실체... 그리고 영원한 사랑을 갈망하는 마녀의 유혹.

줄거리

사랑에 상처받은 안셀름은 아베루아뉴 숲속에서 은둔자로 지내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연못에서 목욕하는 아름다운 여인 세포라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자신이 마녀라고 밝히며 안셀름을 자신의 영역인 실레어로 초대한다.
크롬레크 문을 통과하자 그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마법의 땅에 도착한다.
세포라의 탑에서 안셀름은 그녀에게 완전히 매료되지만, 검은 늑대 말라치의 경고를 받게 된다.
말라치는 자신이 세포라의 옛 연인이었으며....

미리보기

그 땅은 사악함과 마법으로 오래되었다.
그곳에 사는 모든 이들도 그 땅처럼 오래되었고, 모두가 저주받은 자들이었다.

"이런 바보 같은 사람!
당신이랑은 절대 결혼 못 해!"
데 플레슈 영주의 외동딸 도로테가 말했다.
도로테의 입술은 익은 베리처럼 삐죽 나왔다.
목소리는 꿀처럼 달콤했지만, 그 안에는 벌침이 가득했다.

"얼굴은 그럭저럭 봐줄 만하고 매너도 나쁘지 않아.
하지만 당신이 얼마나 바보 같은지 보여줄 수 있는 거울이 있었으면 좋겠어."

"왜 그러는 거지?" 상처받고 혼란스러워진 안셀름이 물었다.

"넌 그저 책이나 파고드는 몽상가일 뿐이야.
수도사처럼 책만 들여다보고, 오래된 로맨스랑 전설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잖아.
사람들 말로는 시까지 쓴다면서?
프랑부아지에 백작의 둘째 아들이라도 돼서 다행이지.
어차피 그 이상은 될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날 사랑했잖아."
안셀름이 쓰게 말했다.
사랑이 식은 여자의 눈에는 그 남자의 좋은 점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법이다.

"멍청이! 바보!" 도로테가 금발 곱슬머리를 거만하게 흔들며 소리쳤다.
"내가 말한 것처럼 멍청하지 않았다면, 어제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을 거야.
가버려, 바보야.
다시는 오지 마."

은둔자가 된 안셀름은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좁고 딱딱한 침상에서 뒤척이기만 했다.
여름밤의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에 피가 들끓는 것만 같았다.

게다가 젊은 혈기도 그의 불안을 부추겼다.
여자에 대해, 특히 그 여자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아베루아뉴 깊은 숲속에서 13개월을 홀로 지냈는데도 아직 잊지 못했다.
도로테 데 플레슈의 아름다움은 그녀의 조롱보다 더 잔인했다.
탐스러운 입술, 포근한 팔과 가는 허리, 아직 완전히 피어나지 않은 가슴과 엉덩이가 자꾸만 떠올랐다.

짧은 잠 사이에도 꿈이 밀려들었다.
이름 모를 아름다운 방문객들이 그의 침상 주변을 맴돌았다.

해가 저물 때 일어났다.
피곤했지만 안절부절못했다.
이솔 강에서 흘러나와 오리나무와 버드나무 숲 사이에 숨겨진 연못에서 수영을 하면 기분이 나아질지도 몰랐다.
그 시간의 시원한 물이 열병 같은 상태를 식혀줄 것이다.

버드나무 가지로 엮은 오두막을 나서자 아침 햇살이 눈부셨다.
밤새 혼란스러웠던 생각이 여전히 맴돌았다.
한 여자의 무정함 때문에 세상을 등지고, 가족과 친구들을 떠나 홀로 숨어 사는 게 과연 현명한 선택이었을까?
옛 수행자들처럼 성인이 되고 싶어서 은둔자가 된 건 아니었다.
이렇게 혼자 지내는 게 오히려 치료하려던 병을 더 키우는 건 아닐까?

뒤늦게 깨달았다.
어쩌면 도로테 말대로 자신이 쓸모없는 몽상가이자 한심한 바보임을 증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실연 때문에 이렇게 비뚤어진 건 나약한 짓이었다.

고개를 숙인 채 걷다가 연못가의 덤불에 다다랐다.
시선을 들지 않은 채 어린 버드나무 가지를 헤치고, 옷을 벗으려던 참이었다.
그때 가까이서 들려오는 물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시리즈

출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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