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신들

작품

개요

진실을 전하는 하나의 허구
로드 던세이니 가 1905년에 쓴 작품.
페가나의 신들의 후속작이다.
다만 페가나의 신들과 세계관은 이어지지만 내용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따로 봐도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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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들이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때론 각 이야기들이 연결되기도 한다.
이는 로드 던세이니 작품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특징

페가나의 신들의 세계관을 잇는 단편집.

시간과 신들은 아일랜드의 판타지 작가 던세이니 경의 두 번째 책이다.
J.R.R 톨킨, H.P 러브크래프트, 어슐러 K. 르 귄과 같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책은 1906년 9월 윌리엄 하이네만 출판사에서 하드커버로 처음 출간됐고, 이후 여러 차례 재출간되었습니다.

이후 '웰레란의 검과 다른 이야기들'에 수록된 일부 이야기들로 이어진다.

시리즈

전으로 페가나의 신들이 있다.

목차

1부. 시간과 신들

  • 시간과 신들
  • 바다의 도래
  • 새벽의 전설
  • 인간의 복수
  • 신들이 잠들었을 때
  • 존재하지 않았던 왕
  • 카이의 동굴
  • 탐색의 슬픔
  • 야니스의 사람들
  • 신들의 명예를 위하여
  • 밤과 아침
  • 고리대금
  • 믈리딘
  • 신들의 비밀
  • 남풍
  • 시간의 땅에서
  • 사르니닥의 뉘우침
  • 신들의 농담
  • 예언자의 꿈들
  • 2부. 왕의 여정

  • 1장
  • 2장
  • 3장
  • 4장
  • 5장
  • 6장
  • 7장
  • 8장
  • 9장
  • 10장
  • 11장

미리보기

1부. 시간과 신들

시간과 신들

신들이 젊었던 시절, 오직 검은 피부의 하인인 시간만이 나이를 먹지 않았다.
그때 신들은 지상의 넓은 강가에서 잠들어 있었다.
신들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지상에서 골라낸 계곡에서 대리석으로 된 꿈을 꾸었다.
그 꿈은 돔과 첨탑이 되어 강과 하늘 사이에 우뚝 솟아올랐고, 아침 햇살에 하얗게 빛났다.
도시 중심에는 천 개의 대리석 계단이 성채까지 이어졌다.
성채에는 하늘을 향해 솟은 네 개의 첨탑이 있었고, 그 사이에는 신들이 꿈꾼 대로 거대한 돔이 자리잡았다.
주변에는 층층이 대리석 잔디밭이 펼쳐졌고, 오닉스로 만든 사자상들이 지키고 있었다.
잔디밭에는 세상의 상징물들 사이를 걸어가는 모든 신들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어딘가 언덕 너머 양치기들의 땅에서 들려오는 종소리처럼, 수많은 분수의 물줄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때 신들이 깨어났고, 그곳에 사르다트리온이 서 있었다.

신들은 평범한 인간들에게 사르다트리온의 거리를 걷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평범한 눈으로 분수를 보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오직 외로운 산길에서 별들 사이로 몸을 내민 신들의 말을 들은 자들, 아침 너머로 신들의 목소리를 듣거나 바다 위로 굽어보는 신들의 얼굴을 본 자들만이 사르다트리온을 볼 수 있었다.
신들의 꿈에서 막 깨어난 첨탑들이 밤하늘에 모여드는 곳에 설 수 있었다.
계곡 주변에는 거대한 사막이 있어서 평범한 여행자는 올 수 없었다.
하지만 신들이 선택한 자들은 갑자기 마음속에 강한 그리움을 느끼게 되고, 사막과 세상을 가르는 산을 넘어 신들의 인도를 받아 사막을 건넜다.
마침내 사막 한가운데 숨겨진 계곡을 발견하고 사르다트리온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되었다.

계곡 너머 사막에는 수많은 가시나무가 자라났고, 모두 사르다트리온을 향해 뻗어 있었다.
신들이 사랑한 많은 이들이 대리석 도시에 올 수 있었지만, 아무도 돌아갈 수 없었다.
사르다트리온의 대리석 거리를 밟은 자들에게는 다른 어떤 도시도 어울리는 거처가 될 수 없었다.
심지어 신들도 얼굴을 망토로 가린 채 인간의 모습으로 이곳에 오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떤 도시도 대리석 성채에서 울리는 노래를 들을 수 없었다.
그 노래는 신들의 목소리가 울린 귀를 가진 자들이 부르는 것이었다.
사르다트리온의 분수가 떨어지는 소리도 다른 땅에 전해지지 않았다.
신들이 인간의 모습으로 이마를 식히는 호수로 하늘을 향해 솟구쳤던 물이 다시 떨어지는 소리였다.
신들이 말을 건넨 그 도시의 시인들의 이야기도 아무도 들을 수 없었다.

그곳은 외딴 도시로 서 있다.
그 도시에 대한 소문은 없었다.
오직 나만이 그곳을 꿈꾸었고, 내 꿈이 진실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황혼 너머에서 신들은 세월이 흐른 뒤에도 세상을 다스리며 앉아있었다.
이제 더 이상 저녁에 대리석 도시를 거닐며 분수 소리를 듣거나 사랑하는 인간들의 노래를 듣지 않았다.
세월이 흘렀고 신들은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들은 기도를 듣거나 전염병과 자비를 내리는 일을 잠시 쉬면서, 옛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사르다트리온을 기억하나?" 하고 물으면 다른 신이 대답했다.
"아! 사르다트리온, 안개에 휩싸인 대리석 잔디밭을 이제는 거닐 수 없구나."

신들은 다시 일을 시작했다.
인간의 기도에 응답하거나 벌을 내렸고, 검은 피부의 하인인 시간을 보내 치유하거나 파괴했다.
시간은 신들의 명령에 따라 세상으로 나갔지만, 주인들을 몰래 힐끗거렸다.
신들은 시간을 믿지 못했다.
시간은 신들이 생기기도 전부터 세상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시간이 신들이 싫증난 어떤 도시를 재빨리 무너뜨리러 세상으로 몰래 나갔을 때, 황혼 너머의 신들은 서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분명 시간의 주인이자 세상의 신들이다.
우리 도시 사르다트리온이 다른 도시들보다 얼마나 높이 솟아있는지 보아라.
다른 도시들은 생겼다 사라지지만 사르다트리온은 여전히 서 있다.
도시들 중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강은 바다로 흐르고 시냇물은 언덕을 떠나지만, 사르다트리온의 분수는 우리의 꿈의 도시에서 계속 솟아오른다.
신들이 젊었을 때의 사르다트리온처럼, 오늘날에도 거리는 그대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신이라는 증거다."

갑자기 시간의 검은 형체가 신들 앞에 나타났다.
양손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졌고, 붉은 검이 손가락에서 무심하게 흔들렸다.
시간이 말했다.

"사르다트리온이 사라졌습니다!
제가 무너뜨렸습니다!"

신들이 말했다.

"사르다트리온이라고?
대리석 도시 사르다트리온을?
네가, 네가 무너뜨렸다고?
신들의 노예인 네가?"

가장 나이 많은 신이 말했다.

"사르다트리온, 사르다트리온, 정말 사르다트리온이 사라졌단 말인가?"

시간은 몰래 신의 얼굴을 쳐다보며 피 묻은 손가락으로 날렵한 검의 손잡이를 만지작거리며 다가갔다.

그때 신들은 새로운 두려움을 느꼈다.
도시를 무너뜨린 자가 언젠가 신들도 죽일 수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새로운 울음소리가 황혼 속을 울렸다.
꿈의 도시를 잃은 신들의 탄식이었다.

"눈물로도 사르다트리온을 되돌릴 수 없구나."

"하지만 만 개의 세상의 슬픔을 냉혹한 눈으로 지켜본 신들은 이렇게 할 수 있다.
너를 위해 울 수 있다."

"눈물로도 사르다트리온을 되돌릴 수 없구나."

"사르다트리온이여, 신들이 이런 운명을 내렸다고 믿지 말아라.
너를 무너뜨린 자가 신들도 무너뜨릴 것이다."

"황혼의 들판에서 아침이 놀고 있을 때 밤이 갑자기 찾아오면, 우리는 얼마나 자주 어둠에서 솟아나는 너의 첨탑을 바라보았던가. 사르다트리온, 사르다트리온.
신들의 꿈의 도시여.
어스름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오닉스 사자들이여."

"우리는 얼마나 자주 우리의 아이 새벽을 보내 너의 분수 꼭대기에서 놀게 했던가.
우리의 여신들 중 가장 아름다운 저녁은 얼마나 자주 너의 발코니를 오래도록 거닐었던가."

"먼지 위로 너의 대리석 조각 하나만이라도 남아있게 해다오.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 사랑하는 이의 머리카락 한 가닥을 소중히 여기듯, 옛 신들이 어루만질 수 있도록."

"사르다트리온이여, 신들은 네 거리가 있던 자리에 마지막 입맞춤을 해야만 한다."

"사르다트리온의 거리에는 경이로운 대리석들이 있었다."

"사르다트리온, 사르다트리온, 신들이 너를 위해 운다."

바다의 도래

옛날에는 바다가 없었고, 신들은 지상의 푸른 평원을 걸어 다녔다.

잊혀진 시절의 어느 저녁, 신들이 언덕에 앉아있었다.
세상의 모든 작은 강들이 신들의 발치에서 잠들어 있었다.
그때 새로운 신 슬리드가 별들 사이를 걸어가다가 우주 한구석에 놓인 지구를 갑자기 발견했다.
슬리드의 뒤로는 백만 개의 파도가 행진했다.
모든 파도가 슬리드를 따라 황혼을 밟으며 나아갔다.
슬리드는 남쪽을 가르는 거대한 초록 계곡 하나에 지구를 건드렸고, 그곳에서 모든 파도를 거느리고 밤을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언덕 위에 앉아있던 신들에게 새로운 외침이 들려왔다.
그 소리는 언덕 아래 펼쳐진 초록 공간을 가로질러 울려 퍼졌고, 신들이 말했다.

"이건 생명의 외침도 죽음의 속삭임도 아니다.
신들이 명령하지 않았는데도 신들의 귀에 들려오는 이 새로운 외침은 무엇인가?"

신들은 함께 외치며 남쪽의 외침을 만들어냈다.
남풍을 부르는 소리였다.
다시 한번 신들은 함께 외치며 북쪽의 외침을 만들어냈다.
북풍을 부르는 소리였다.
이렇게 모든 바람을 모아 네 바람을 낮은 평원으로 보냈다.
새로운 외침의 정체를 찾아내 신들로부터 멀리 쫓아내라고 했다.

모든 바람은 구름을 끌고 나아갔다.
남쪽을 둘로 가르는 거대한 초록 계곡에 도착해보니 슬리드가 모든 파도를 거느리고 있었다.
잠시 동안 슬리드와 네 바람이 서로 싸웠다.
바람들은 힘이 다해 주인인 신들에게 절뚝이며 돌아와 말했다.

"지구에 나타난 이 새로운 것과 맞닥뜨려 그 군대와 싸웠지만 몰아낼 수 없었습니다.
이 새로운 것은 아름답지만 매우 사납고, 신들을 향해 기어오고 있습니다."

슬리드는 전진하며 군대를 계곡 위로 이끌었다.
한 뼘씩, 한 마일씩 신들의 땅을 정복해나갔다.
신들은 언덕에서 단단한 붉은 절벽들을 보냈다.
슬리드와 맞서 싸우라고 명령했다.
절벽들은 행진하여 슬리드 앞에 서서 머리를 앞으로 기울이고 찡그린 채 굳건히 버텼다.
바다의 힘으로부터 신들의 땅을 지키고 슬리드를 세상으로부터 차단하려 했다.
슬리드는 작은 파도들을 보내 방해물을 살펴보게 했고, 절벽들은 파도들을 산산조각 냈다.
하지만 슬리드는 물러나 가장 큰 파도들을 모아 절벽을 향해 던졌고, 절벽들은 그것들도 산산조각 냈다.
슬리드는 다시 깊은 곳에서 거대한 파도들을 불러모아 신들의 수호자들을 향해 포효하며 보냈고, 붉은 절벽들은 찡그린 채 파도들을 쳐냈다.
슬리드는 또다시 더 큰 파도들을 모아 절벽을 향해 던졌다.
이전처럼 파도들이 흩어졌을 때 절벽들의 발은 더 이상 단단히 서있지 못했고, 절벽의 표면은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슬리드는 바위의 모든 틈새에 가장 큰 파도를 보냈고 다른 파도들이 뒤따랐다.
슬리드는 직접 거대한 바위들을 발톱으로 붙잡아 끌어내리고 발로 짓밟았다.
소란이 끝났을 때 바다가 승리했다.
부서진 붉은 절벽의 잔해를 넘어 슬리드의 군대는 긴 초록 계곡을 향해 행진했다.

신들은 멀리서 슬리드가 기뻐하며 부서진 절벽들을 향해 승리의 노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슬리드의 군대가 행진하는 소리는 신들의 귀에 점점 더 가깝게 들려왔다.

신들은 슬리드로부터 세상을 지키기 위해 구릉지를 불렀다.
구릉지들은 모여들어 하얀 빛나는 절벽의 긴 행렬을 이루며 행진했고, 슬리드 앞에서 멈춰 섰다.
슬리드는 더 이상 전진하지 않고 군대를 잠재웠다.
파도가 낮아졌을 때 슬리드는 부드럽게 노래를 읊조렸다.
오래전 별들을 흔들고 황혼에서 눈물을 떨어뜨린 노래였다.

하얀 절벽들은 신들의 세상을 지키기 위해 엄격하게 보초를 섰다.
하지만 한때 별들을 흔들었던 노래는 계속 울리며 억눌린 욕망을 깨웠고, 마침내 그 선율은 신들의 발치에 떨어졌다.
그러자 웅크리고 잠들어 있던 푸른 강들이 반짝이는 눈을 떴다.
강들은 몸을 펴고 갈대를 흔들며 언덕 사이로 움직여 바다를 찾아 내려갔다.
세상을 가로질러 마침내 하얀 절벽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절벽 뒤에서 여기저기를 쪼개고 부서진 틈을 통해 마침내 슬리드에게 도달했다.
신들은 배신자가 된 강들에게 분노했다.

슬리드는 세상을 유혹하는 노래를 멈추고 군대를 모았다.
강들은 파도와 함께 머리를 들었고, 모두 신들의 절벽을 공격하기 위해 행진했다.
강들이 절벽의 대열을 부순 곳마다 슬리드의 군대가 밀려들어와 섬으로 쪼개고 섬들을 부숴버렸다.
신들은 언덕 꼭대기에서 다시 한번 절벽을 향해 기뻐하는 슬리드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미 세상의 절반 이상이 슬리드의 지배를 받았고, 군대는 계속 전진했다.
슬리드의 백성인 물고기들과 긴 장어들은 한때 신들이 사랑했던 정원을 드나들었다.
신들은 자신들의 지배력을 잃을까 두려워했다.
산의 가장 깊숙한 성소, 언덕의 심장부로 신들은 함께 몰려갔다.
그곳에서 땅을 멀리 바라보고 있는 검은 대리석 산 틴타곤을 발견했고, 신들의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오 우리 산들 중 가장 오래된 자여,
우리가 처음 지구를 만들 때 너를 만들었고, 그 후에 들판과 골짜기, 계곡과 다른 언덕들을 네 발치에 두었다.
이제 틴타곤이여,
네 옛 주인인 신들이 옛것을 무너뜨리는 새로운 것과 맞서고 있다.
그러니 가서 슬리드와 맞서라.
신들이 여전히 신으로 남고 지구가 여전히 푸르도록."

신들, 그의 선조들의 목소리를 듣고 틴타곤은 저녁을 가로질러 걸어갔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뒤로 넓은 황혼이 남았다.
푸른 대지를 가로질러 계곡 끝 암브라디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세상을 정복하는 슬리드의 맹렬한 군대 선봉과 마주쳤다.

슬리드는 온 만의 힘을 틴타곤에게 던졌다.
파도는 틴타곤의 무릎을 넘어 옆구리를 타고 흘러내렸지만 떨어져서 사라졌다.
틴타곤은 여전히 주인인 옛 신들의 명예와 지배를 위해 굳건히 서 있었다.
슬리드가 틴타곤에게 다가와 말했다.
"휴전하자.
암브라디에서 물러서서 내 군대가 네 대열을 지나게 해라.
세상으로 이어지는 계곡을 지나 옛 신들의 발치에서 꿈꾸는 푸른 대지가 새로운 신 슬리드를 알게 하라.
그러면 내 군대는 더 이상 너와 싸우지 않을 것이다.
온 세상이 슬리드의 노래를 부를 때 너와 나는 동등한 지배자가 될 것이다.
다른 언덕들이 죽어도 네 머리만은 내 군대 위로 솟아있을 것이다.
나는 너를 바다의 모든 옷으로 장식하고, 진귀한 도시들에서 약탈한 모든 전리품을 네 발치에 쌓아두리라.
틴타곤이여,
나는 모든 별들을 정복했고, 내 노래는 온 우주에 울려 퍼진다.
세상 끝 만과 카나갓에서 승리하고 돌아왔다.
옛 신들이 사라지고 푸른 대지가 슬리드를 알게 되면 너와 나는 동등한 지배자가 될 것이다.
보아라,
나는 천 가지 미소로 빛나고 천 가지 기분으로 흔들린다."
틴타곤이 대답했다.
"나는 굳건하고 검은색이며 한 가지만 존재한다.
그것은 주인들과 그들의 푸른 대지를 지키는 것이다."

슬리드는 으르렁거리며 물러났다.
바다 전체의 파도를 모아 노래하며 틴타곤의 얼굴을 향해 보냈다.
틴타곤의 대리석 앞면에서 바다는 부서진 해안으로 울며 떨어졌고, 파도는 하나씩 슬리드에게 돌아가 말했다.
"틴타곤이 버티고 있습니다."

틴타곤의 발치에 있는 부서진 해안 너머 멀리서 슬리드는 오래 쉬었다.
틴타곤의 눈앞에서 앞뒤로 표류하도록 노틸러스를 보냈다.
슬리드와 군대는 남쪽 멀리 있는 꿈같은 섬들과, 몰래 빠져나온 고요한 별들과, 황혼의 저녁들과 먼 옛날에 대한 한가로운 노래를 부르며 앉아있었다.
틴타곤은 여전히 계곡 끝에 발을 단단히 딛고 서서 바다로부터 신들과 그들의 푸른 대지를 지켰다.

슬리드는 노래를 부르고 앞뒤로 항해하는 노틸러스와 놀면서도 바다를 모으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슬리드는 오래된 난폭한 전쟁과 매혹적인 평화, 꿈같은 섬들과 남풍과 태양에 대해 노래하다가 갑자기 깊은 바다에서 다섯 개의 대양을 끌어올려 틴타곤을 공격했다.
다섯 대양이 틴타곤에게 달려들어 머리 위로 넘어갔다.
하나씩 대양의 힘이 약해졌고, 하나씩 깊은 바다로 떨어졌지만 틴타곤은 여전히 서 있었다.
그 아침, 다섯 대양의 힘이 틴타곤의 발치에서 죽어갔다.
슬리드는 정복한 것을 계속 지배했고, 이제 남쪽에는 더 이상 거대한 초록 계곡이 없다.
하지만 틴타곤이 슬리드로부터 지켜낸 모든 것은 신들에게 돌려주었다.
바다는 이제 틴타곤의 발치에서 매우 고요하다.
틴타곤은 부서진 하얀 절벽 사이에서 검게 서 있고, 붉은 바위들이 발치에 쌓여있다.
바다는 자주 해안가로 멀리 물러나고, 때로는 파도가 군대의 행진 소리를 내며 하나씩 밀려온다.
틴타곤이 신들과 푸른 대지를 슬리드로부터 지켜냈던 위대한 전투를 모두가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가끔 꿈속에서 슬리드의 전쟁 상처 입은 전사들은 여전히 머리를 들어 전투의 함성을 지른다.
그러면 어두운 구름이 틴타곤의 검은 이마 주위에 모여들고, 한때 슬리드를 물리쳤던 그곳에서 배들이 멀리서 볼 수 있는 위협적인 모습으로 서 있다.
신들은 틴타곤이 서 있는 한 자신들과 세상이 안전하다는 것을 잘 안다.
슬리드가 언젠가 틴타곤을 쳐부술지는 바다의 비밀 속에 숨겨져 있다.

새벽의 전설

세상과 모든 것이 시작될 때, 신들은 엄격하고 늙어 있었다.
세월로 하얗게 된 눈썹 아래로 시작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금빛 공을 가지고 노는 그들의 아이 인자나만은 달랐다.
인자나는 모든 신의 아이였다.
시작 이전과 이후의 법칙은 모두가 신들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페가나의 모든 신들은 복종 받기를 좋아하는 새벽 아이 말을 듣기 위해 이리저리 다녔다.

새벽인 아이 인자나가 처음 금빛 공을 발견했을 때, 페가나를 포함한 온 세상은 어두웠다.
그때 인자나는 발을 가볍게 옮기며 신들의 계단을 내려갔다.
옥수, 마노, 옥수, 마노로 된 계단을 한 칸씩 내려가며 하늘로 금빛 공을 던졌다.
금빛 공이 하늘로 튀어 올랐고, 타오르는 머리카락을 한 새벽의 아이는 신들의 계단에 서서 웃었다.
그렇게 낮이 되었다.
아래의 빛나는 들판은 신들이 정한 첫 날을 보았다.
하지만 저녁이 되자 멀리 떨어진 고고한 산들이 세상과 금빛 공 사이를 가로막기로 공모했다.
바위 절벽으로 공을 감싸 세상에서 숨기자 온 세상이 그들의 음모로 어두워졌다.
페가나의 새벽의 아이는 금빛 공을 잃어버려 울었다.
모든 신들이 새벽의 아이가 왜 우는지 알아보기 위해 계단을 내려와 페가나의 문까지 왔다.
인자나는 검고 못생긴 산들이 금빛 공을 빼앗아 숨겼다고 말했다.
하늘 가장자리 아래 바위투성이 세상의 페가나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인자나는 금빛 공을 원했고 어둠을 사랑할 수 없었다.

그러자 천둥을 사냥개로 둔 움보로돔이 사냥개를 끈에 매고 금빛 공을 찾아 하늘을 가로질러 멀리 떨어진 고고한 산들에게로 갔다.
천둥은 바위에 코를 대고 계곡을 따라 짖었으며, 움보로돔이 바로 뒤를 따랐다.
사냥개 천둥이 금빛 공에 가까워질수록 더 크게 짖었지만, 세상을 어둡게 만든 음모를 꾸민 산들은 오만하고 조용히 서 있었다.
두 쌍둥이 봉우리가 지키는 거대한 동굴의 어둠 속 바위 사이에서 마침내 새벽의 아이가 울며 찾던 금빛 공을 발견했다.
움보로돔은 헐떡이는 천둥을 데리고 세상 아래로 들어가 아침이 오기 전 어둠 속에서 세상 아래에서 나와 새벽의 아이에게 금빛 공을 돌려주었다.
인자나는 웃으며 공을 손에 들었고, 움보로돔은 페가나로 돌아갔다.
문턱에서 천둥은 잠이 들었다.

다시 새벽의 아이는 금빛 공을 하늘 높이 파란 하늘을 가로질러 던졌고, 두 번째 아침이 세상을 비추었다.
호수와 바다, 이슬방울을 비추었다.
하지만 공이 튀어 오르며 나아갈 때, 배회하는 안개와 비가 공모하여 공을 잡아 너덜너덜한 망토로 감싸 멀리 가져갔다.
그들의 옷 틈새로 금빛 공이 반짝였지만, 안개와 비는 단단히 붙잡고 세상 아래로 가져갔다.
인자나는 마노 계단에 앉아 울었다.
금빛 공 없이는 더 이상 행복할 수 없었다.
다시 신들은 슬퍼했고, 남풍이 와서 매혹적인 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지만 인자나는 듣지 않았다.
금빛 공을 던질 때 곁에 있었던 동풍이 들려주는 외로운 땅의 사원 이야기도 듣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서 서풍이 와서 금빛 공을 가져간 낡은 망토를 두른 세 회색 여행자들의 소식을 전했다.

그러자 북극을 지키는 북풍이 일어나 눈으로 된 칼집에서 얼음 검을 뽑아 파란 길을 따라 달려갔다.
세상 아래 어둠 속에서 세 회색 여행자들을 만나 그들에게 달려들어 멀리 쫓아냈다.
검으로 내리쳐서 회색 망토를 피로 물들였다.
안개와 비가 붉고 회색의 너덜너덜한 망토를 펄럭이며 도망칠 때, 그들 사이에서 뛰어올라 금빛 공을 잡아 새벽의 아이에게 주었다.

인자나는 다시 공을 하늘로 던져 세 번째 날을 만들었다.
공은 높이 올라갔다가 들판을 향해 떨어졌다.
인자나가 공을 집으려 몸을 숙일 때 갑자기 모든 새들이 노래를 불렀다.
세상의 모든 새와 모든 시냇물이 함께 노래했다.
인자나는 앉아서 듣기만 했다.
금빛 공도, 옥수와 마노도, 아버지인 신들도 잊은 채 오직 새들만 생각했다.
그때 숲과 초원에서 갑자기 노래하던 새들이 갑자기 멈췄다.
인자나가 고개를 들어보니 공이 사라졌고, 고요 속에서 부엉이 하나만 웃고 있었다.
신들은 인자나가 공을 잃어 우는 소리를 듣고 문턱에 모여 어둠 속을 들여다보았지만 금빛 공은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 몸을 기울여 위아래로 날아다니는 박쥐에게 외쳤다.
"모든 것을 보는 박쥐야, 금빛 공이 어디 있니?"

박쥐가 대답했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다.
바람들도 새들도 보지 못했고, 어둠 속에서는 금빛 공을 찾는 신들의 눈만 있었다.
신들이 말했다.
"네 금빛 공을 잃어버렸구나."
그리고 하늘을 굴러다닐 은빛 달을 만들어주었다.
아이는 울며 계단에 달을 던져 모서리를 깨뜨리고 금빛 공을 달라고 했다.
신들 중 가장 작은 음악의 주인 림팡퉁은 아이가 계속 금빛 공을 달라고 울자, 페가나를 몰래 빠져나와 하늘을 건너 나무와 담쟁이덩굴에 앉아 어둠 속에서 속삭이는 세상의 모든 새들을 찾아갔다.
그러고는 금빛 공 소식을 하나씩 물었다.
어떤 새는 이웃 언덕에서, 어떤 새는 나무에서 마지막으로 보았다고 했지만, 아무도 정확한 위치는 몰랐다.
왜가리는 연못에서 보았다고 했고, 갈대 사이의 청둥오리는 언덕을 넘어 집으로 올 때 아주 멀리 굴러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보았다고 했다.

마침내 수탉이 세상 아래에서 공을 보았다고 외쳤다.
림팡퉁이 그곳을 찾아가자 수탉이 어둠을 통해 그를 불렀고, 마침내 금빛 공을 찾았다.
림팡퉁은 페가나로 올라가 새벽의 아이에게 공을 주었고, 그녀는 더 이상 달을 가지고 놀지 않았다.
수탉과 그의 무리는 외쳤다.
"우리가 찾았다!
금빛 공을 찾았다!"

인자나는 다시 공을 멀리 던졌다.
기쁨에 웃으며 손을 위로 뻗고 금빛 머리카락을 날리며 공이 떨어지는 것을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
하지만 아!
공은 큰 바다에 첨벙 떨어졌고 떨어지며 반짝이다가 어두운 물속으로 사라져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세상의 사람들은 말했다.
"이슬이 많이 내리고 시냇물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안개가 끼는구나."

하지만 이슬은 새벽의 아이의 눈물이었고, 안개는 그녀가 "이제 다시는 내 공을 가지고 놀 수 없겠구나, 영원히 잃어버렸으니."라고 말할 때의 한숨이었다.

신들은 은빛 달을 가지고 노는 인자나를 위로하려 했지만, 그녀는 듣지 않고 눈물을 흘리며 슬리드에게 갔다.
슬리드는 반짝이는 돛을 가지고 놀고 있었고, 그의 거대한 보물창고에서 보석과 진주들을 만지작거리며 바다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녀가 말했다.
"영혼이 바다에 있는 슬리드여, 내 금빛 공을 돌려주세요."

슬리드는 일어섰다.
검은 피부에 해초를 두른 그는 페가나의 문턱의 마지막 옥수 계단에서 바다로 힘차게 뛰어들었다.
그곳 모래 위에서, 부서진 노틸러스의 배들과 황새치의 부서진 무기들 사이, 어두운 물 아래에서 금빛 공을 찾았다.
밤에 올라와 온몸이 초록빛으로 물방울을 떨구며, 반짝이는 공을 신들의 계단으로 가져와 바다에서 인자나에게 돌려주었다.
그녀는 슬리드의 손에서 공을 받아 그의 돛과 바다 너머로 멀리 던졌고, 공은 멀리서 슬리드를 모르는 땅들을 비추다가 정점에 도달해 세상을 향해 떨어졌다.

하지만 떨어지기 전에 일식이 숨어있다가 뛰쳐나와 금빛 공을 향해 달려들어 이빨로 물었다.
인자나는 일식이 자신의 장난감을 가져가는 것을 보고 천둥을 불렀다.
천둥은 페가나에서 튀어나와 울부짖으며 일식의 목을 물었고, 일식은 금빛 공을 떨어뜨려 지상으로 떨어지게 했다.
검은 산들은 눈으로 위장하고, 금빛 공이 떨어질 때 봉우리를 루비처럼 붉게 물들이고 호수를 은빛 사이의 사파이어처럼 반짝이게 했다.
인자나는 그녀의 장난감이 떨어진 보석 상자를 보았다.
하지만 집으려 몸을 숙였을 때 루비와 은, 사파이어로 된 보석 상자가 아닌 그녀의 금빛 공을 가두려고 눈으로 위장한 사악한 산들만 있었다.
인자나는 울었다.
공을 찾아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천둥은 일식을 쫓아 멀리 가버렸고, 모든 신들은 그녀의 슬픔을 보고 탄식했다.
신들 중 가장 작은 림팡퉁은 새벽의 아이의 슬픔에 가장 마음 아파했다.
신들이 "은빛 달을 가지고 놀아라."라고 말했을 때, 그는 조용히 다른 신들을 떠나 신들의 계단을 내려가 악기를 연주하며 금빛 공을 찾으러 세상으로 나갔다.
인자나가 울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세상으로 들어가, 땅의 영혼과 심장에 있는 내부 산맥 옆에 서 있는 지하 절벽에 도착했다.
지진은 혼자 잠들어 있었지만, 잠든 채로 움직이고 숨쉬며 어둠 속에서 신음했다.
림팡퉁은 오직 신들만이 말할 수 있는 말을 지진의 귀에 속삭였고, 지진은 벌떡 일어나 자신이 잠들어 있던 동굴을 던져버렸다.
지진은 몸을 흔들며 밖으로 달려나가 금빛 공을 숨긴 산들을 뒤집어엎고, 그 아래 땅을 물어뜯고 바위를 던지며 무너진 언덕으로 자신을 덮었다.
그리고 으르렁거리며 지구의 영혼 속으로 돌아가 다시 백 년 동안 잠들었다.
금빛 공은 부서진 땅 아래로 굴러 페가나로 돌아왔고, 림팡퉁은 마노 계단으로 돌아와 새벽의 아이의 손을 잡고 자신이 한 일을 말하지 않은 채 지진이 했다고 말하고는 신들의 발치로 돌아갔다.

인자나는 지구의 영혼 속이 어둡고 외롭다며 지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 후 옥수, 마노, 옥수, 마노로 된 신들의 계단을 한 걸음씩 올라가 문턱에서 다시 금빛 공을 파란 하늘로 멀리 던져 세상과 하늘을 기쁘게 했고, 공이 날아가는 것을 보며 웃었다.

멀리 가장자리에 있던 트로굴은 아무도 읽을 수 없는 암호로 된 여섯 번째 페이지를 넘겼다.
금빛 공이 하늘을 가로질러 땅과 도시들을 비추며 날아갈 때, 어두운 갈색 망토를 두르고 몸을 구부린 채 걸어가는 안개가 다가왔고, 그 뒤로 밤이 살금살금 따라왔다.
금빛 공이 안개 옆을 지날 때 갑자기 밤이 으르렁거리며 뛰어올라 공을 가져갔다.
인자나는 서둘러 신들을 모아 말했다.
"밤이 내 금빛 공을 빼앗아갔어요.
이제는 어떤 신도 혼자서는 찾을 수 없어요.
우리 주위와 세상 너머를 배회하는 밤이 얼마나 멀리 돌아다니는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새벽의 아이의 간청에 모든 신들은 자신을 횃불로 쓸 별들로 만들어 하늘 곳곳에서 밤이 배회한 자취를 따라갔다.
어떤 때는 플레이아데스를 손에 든 슬리드가 금빛 공 가까이 갔고, 또 다른 때는 오리온을 횃불로 든 요하네스라하이가 갔지만, 마지막으로 새벽별을 든 림팡퉁이 세상 아래 밤의 굴 근처에서 금빛 공을 찾았다.

모든 신들이 함께 공을 잡았고, 밤은 돌아서며 신들의 횃불을 쳐서 끄고는 살금살금 도망갔다.
모든 신들은 승리의 기쁨으로 빛나는 신들의 계단을 올라갔고, 추격 중에 밤을 바짝 쫓아가 금빛 공을 찾은 작은 림팡퉁을 칭찬했다.
그때 아래 세상에서 한 인간 아이가 새벽의 아이에게 금빛 공을 달라고 외쳤고, 인자나는 세상과 하늘을 밝히던 놀이를 멈추고 신들의 문턱에서 아래 들판에서 놀고 있는, 언젠가는 죽을 작은 인간 아이에게 공을 던져주었다.
아이는 하루 종일 인간들이 사는 작은 들판에서 금빛 공을 가지고 놀았고, 저녁이 되자 잠자리에 들어 베개 밑에 공을 두고 잠들었다.
아이가 놀고 있었기 때문에 세상 어느 누구도 일하지 않았다.
금빛 공의 빛은 베개 밑에서 새어나와 반쯤 닫힌 문을 통해 서쪽 하늘을 비췄고, 요하네스라하이는 밤중에 방으로 살금살금 들어와 (신이었기에) 베개 밑에서 공을 부드럽게 가져가 마노 계단에서 빛나도록 새벽의 아이에게 돌려주었다.

하지만 언젠가 밤이 금빛 공을 잡아 자신의 굴로 끌고 갈 것이다.
슬리드는 문턱에서 바다로 뛰어들어 공이 있는지 보겠지만, 어부들이 그물을 끌어올릴 때 올라와도 찾지 못할 것이고 돛 사이에서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림팡퉁은 수탉이 말을 잃었을 때 새들 사이에서 찾아도 찾지 못할 것이고, 움보로돔은 계곡을 올라가 절벽 사이에서 찾을 것이다.
사냥개인 천둥은 일식을 쫓을 것이고 모든 신들은 별들과 함께 찾아다닐 것이지만 결코 공을 찾지 못할 것이다.
인간들은 더 이상 금빛 공의 빛을 갖지 못해 신들에게 기도하지 않을 것이고, 숭배받지 못하는 신들은 더 이상 신이 되지 못할 것이다.

이것들은 신들조차도 알 수 없는 것들이다.

인간의 복수

태초 이전에 신들은 땅을 황무지와 목초지로 나누었다.
그들은 지구 표면에 푸른 목초지를 만들었고, 계곡에는 과수원을, 언덕에는 히스를 만들었지만, 하자는 영원히 황무지가 되도록 운명 지었다.

세상이 저녁에 신들에게 기도하고 신들이 기도에 응답할 때, 그들은 아림의 모든 부족들의 기도를 잊었다.
그래서 아림의 사람들은 전쟁에 시달리고 땅에서 땅으로 쫓겨났지만 굴복하지 않았다.
아림의 사람들은 페가나의 신들이 그들을 다시 기억할 때까지 사람들을 신으로 임명하여 자신들만의 신들을 만들었다.
그들의 지도자 요스와 하네스는 신의 역할을 하며 모든 부족이 그들을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백성을 이끌었다.
마침내 그들은 아무 부족도 없는 하자에 도착했고, 마침내 전쟁에서 벗어나 쉴 수 있었다.
요스와 하네스는 말했다.
"일이 끝났으니, 이제 페가나의 신들이 우리를 기억할 것이다."
그들은 하자에 도시를 세우고 땅을 경작했으며, 바람이 바다를 덮듯이 초록이 황무지를 덮었고, 하자에는 과일과 가축이 있었으며 백만 마리의 양들의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모든 부족으로부터의 도망에서 벗어나 쉬었고, 그들의 모든 슬픔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하자의 모든 사람들이 미소 짓고 아이들이 웃게 되었다.

그때 신들이 말했다.
"지구는 웃음이 있을 곳이 아니다."
그러자 그들은 페가나의 바깥문으로 걸어가 잠들어 있는 역병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를 깨워 하자를 가리켰고, 역병은 하늘을 가로질러 울부짖으며 뛰어갔다.

그날 밤 역병은 하자 근처 들판에 도착했고, 풀을 헤치며 걸어가 앉아서 불빛을 노려보았으며, 발을 핥고 다시 불빛을 노려보았다.

다음 날 밤, 역병은 웃고 있는 군중들 사이로 보이지 않게 도시에 잠입했다.
집집마다 숨어 들어가 사람들의 눈을 들여다보았고, 심지어 눈꺼풀을 통해서도 들여다보았다.
아침이 되자 사람들은 다른 이들은 보지 못하는 역병을 보았다고 외치며 앞을 응시했고, 그 후 죽었다.
역병의 초록 눈이 그들의 영혼을 들여다보았기 때문이다.
역병은 차갑고 축축했지만, 눈에서는 사람들의 영혼을 말리는 열기가 나왔다.

의사들과 마법을 아는 사람들이 와서 의사의 표식과 마법사의 표식을 만들고 약초에 파란 물을 뿌리고 주문을 외웠지만, 역병은 계속해서 집집마다 기어들어가 사람들의 영혼을 들여다보았다.
사람들의 생명은 하자에서 빠져나갔고,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많은 책에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역병은 사람들의 눈에서 빛나는 빛을 먹었고, 그것은 결코 그의 배고픔을 달래지 못했다.
밤마다 도시를 질주하며 더 이상 몰래 다니지 않게 되자 그는 더욱 차갑고 축축해졌고, 그의 눈에서 나오는 열기는 더욱 강해졌다.

그때 하자의 사람들은 신들에게 기도했다.

"위대한 신들이여!
하자에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신들은 그들의 기도를 들었지만, 들으면서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역병을 응원했다.
역병은 주인들의 목소리에 더욱 대담해져서 사람들의 눈 바로 앞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는 자신이 치는 사람들만이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안개 낀 골짜기에서 낮에 잠을 잤지만, 배고픔이 커지자 햇빛 아래서도 뛰어올라 사람들의 가슴에 달라붙어 그들의 눈을 통해 쪼그라드는 영혼을 들여다보았고, 마침내 그를 맞지 않은 사람들조차도 희미하게나마 그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의사 아드로는 방에서 등불 하나를 켜고 앉아 역병을 물리칠 약을 그릇에 섞고 있었다.
그때 문으로 들어온 바람이 등불을 흔들었다.

바람이 차가워서 의사는 떨며 일어나 문을 닫았다.
하지만 다시 돌아섰을 때, 그는 역병이 그의 약을 핥고 있는 것을 보았다.
역병은 뛰어올라 한 발은 아드로의 어깨에, 다른 발은 그의 망토에 올리고, 두 발로는 그의 허리를 붙잡은 채 그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거리에서 두 사람이 걷고 있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말했다.
"내일 자네와 함께 저녁을 먹겠네."

아무도 보지 못한 역병은 물방울 떨어지는 이빨을 드러내며 씩 웃었고, 내일 그 두 사람이 정말 함께 저녁을 먹게 될지 보기 위해 살금살금 멀어졌다.

한 여행자가 들어와서 말했다.
"여기가 하자구나.
여기서 쉬어야겠다."

그러나 그의 생명은 그날의 여정에서 하자를 넘어 더 멀리 갔다.

모든 사람들이 역병을 두려워했고, 역병을 맞은 사람들은 그를 볼 수 있었지만, 별빛 아래에서 그들의 역병을 부추기는 거대한 신들의 모습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

모든 사람들이 하자에서 도망쳤고, 역병은 개와 쥐들을 쫓았으며, 그 위로 날아가는 박쥐들을 향해 뛰어올랐고, 그들은 죽어서 거리에 누워있었다.
하지만 곧 그는 돌아와 도망치는 하자의 사람들을 추격했고, 도시 아래 멀리서 그들이 물을 마시러 오는 강가에 앉아있었다.
그러자 하자의 사람들은 여전히 역병에 쫓기며 하자로 돌아왔고, 한 신을 제외한 모든 신들의 신전에 모여 대제사장에게 물었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가 대답했다.

"모든 신들이 기도를 조롱했소.
이 죄는 이제 인간의 복수로 벌해져야 하오."

그리고 사람들은 경외심에 사로잡혔다.

대제사장은 별빛 아래 모든 신들의 눈이 내리쬐는 하늘 아래 탑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신들이 보는 앞에서 신들의 귀에 말했다.

"위대한 신들이여!
당신들은 인간을 조롱했다.
그러므로 아시오.
고대의 전승에 쓰여 있고 예언으로 발견된 바로는 신들을 기다리는 끝이 있다는 것이다.
신들은 황금 갤리선을 타고 페가나에서 내려와 고요한 강을 따라 고요한 바다로 들어갈 것이며, 그곳에서 그들의 갤리선은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더 이상 신이 되지 못할 것이다.
인간은 마침내 따뜻하고 축축한 땅에서 신들의 조롱으로부터 안식을 얻을 것이지만, 신들에게는 한때 신이었던 존재들이라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끝이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시간과 세상과 죽음이 사라지면 닳아빠진 후회와 한때 신이었던 존재들만이 남을 것이다.

신들이 보는 앞에서.
신들의 귀에."

그러자 신들은 모두 함께 소리치며 손으로 대제사장의 목을 가리켰고, 역병이 뛰어올랐다.

대제사장은 오래전에 죽었고 그의 말은 인간들에게 잊혔지만, 신들은 아직도 끝이 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사실인지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을 말해줄 수 있었던 자를 신들이 죽였다.
페가나의 신들은 인간의 복수로 인해 신들에게 떨어진 두려움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들은 끝이 언제 올지, 또는 그것이 올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2부. 왕의 여정

1장

어느 날 왕은 춤추는 여인들을 향해 "더 이상 춤추지 말라"고 말했고, 보석 잔에 술을 따르던 이들을 보냈다.
에발론 왕의 궁전에서 노래 소리가 사라졌고, 전령들이 나라의 예언자들을 찾으라고 거리에서 외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때 춤꾼들과 술 따르는 자와 가수들이 딱딱한 거리의 집들 사이로 내려갔다.
떨어지는 잎사귀, 은빛 분수, 여름 번개라 불리는 춤꾼들은 신들이 돌길을 위해 만들지 않은 발을 가졌고, 오직 왕자들을 위해서만 춤을 추었다.
그들과 함께 남쪽의 영혼이라는 가수와 바다의 꿈이라는 달콤한 가수도 같이 갔는데, 그들의 목소리는 신들이 왕들의 귀에 맞추어 조율한 것이었다.
늙은 이스탄은 술 따르는 자로서 평생의 일을 궁전에 두고 평범한 길을 걸어갔다.
그는 자르칸두의 세 왕의 곁에서 서서, 톤다리스의 물이 남쪽의 초록 평원을 기르듯이 그의 오래된 포도주가 그들의 용기와 즐거움을 키우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항상 그들의 농담 속에서도 진지했지만, 그의 마음은 오직 왕들의 즐거움이라는 불로만 따뜻해졌다.
그도 가수들과 춤꾼들과 함께 어둠 속으로 나갔다.

전국에 걸쳐 전령들이 예언자들을 찾아다녔다.
어느 저녁, 에발론 왕이 궁전에 홀로 앉아있을 때 지혜로 명성이 있고 앞으로 올 시대의 역사를 쓰는 모든 이들이 그의 앞에 끌려왔다.
그때 왕이 말했다.
"왕이 많은 말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려 하나 어느 말도 타지 않으리라.
거리에는 여행의 위엄과 류트와 북소리, 그리고 왕의 이름이 들릴 것이다.
나는 내가 여행하는 땅의 저편 해안에서 어떤 왕자들과 백성들이 나를 맞이할 것인지 알고 싶다."

그러자 예언자들 사이에 침묵이 내려앉았고 그들은 중얼거렸다.
"모든 지식은 왕과 함께 있나이다."

그때 왕이 말했다.
"아지노른의 황금 신전 대제사장 사만, 네가 먼저 대답해라.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올 시대의 역사를 쓰지 못하고, 평민들처럼 과거의 소소한 일들만 기록하게 될 것이다."

사만이 대답했다.
"모든 지혜는 왕에게 있습니다.
거리에서 행차의 위엄이 울리고, 왕이 타지 않은 느린 말들이 류트와 북소리 뒤를 따를 때, 왕께서 아시다시피 왕은 거대한 하얀 왕들의 집으로 내려가실 것입니다.
아무도 따라갈 자격이 없는 문을 지나, 황금 왕좌에 앉아 왕홀을 쥐고 있는 자르칸두의 모든 선대 왕들에게 홀로 절을 올리실 것입니다.
왕은 예복을 입고 왕홀을 든 채로 대리석 현관을 지나실 것이나, 빛나는 왕관은 다른 이들이 쓸 수 있도록 남겨두어야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황금 왕좌에 앉은 서른 명의 왕들 중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거대한 하얀 집에는 하나의 문이 있고, 그 대리석 문은 왕들을 위해 크게 열려있습니다.
하지만 그 문이 당신을 받아들이고 서른 명의 왕들에 대한 의무로 절을 올린 뒤, 집 뒤편에서 왕의 영혼만이 간신히 통과할 수 있는 알려지지 않은 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황금 왕좌에 뼈를 남기고 보이지 않게 거대한 하얀 집을 나와 세계들 사이에 있는 벨벳 공간을 걷게 될 것입니다."

"왕이시여,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살인으로 때 이르게 여행을 떠나야 했던 영혼들처럼 인간의 집 주변을 배회하지 마십시오.
그들은 떠나기를 꺼려해 밤새 어두운 방에 머무릅니다.
새벽에 여행을 시작해 하루 종일 이동하지만, 저녁이 되면 뒤에 있는 빛나는 지상이 보이고, 다시 그 즐거운 곳을 떠나기 싫어합니다.
그래서 어두운 숲을 지나 옛 사랑하던 방으로 돌아와 집과 도망 사이를 방황하며 안식을 찾지 못합니다."

"여행이 멀고 여러 시간이 걸리기에 즉시 출발해야 합니다.
하지만 벨벳 공간의 시간은 신들의 시간이라, 그 한 시간이 인간의 햇수로 얼마나 될지는 말할 수 없습니다."

"마침내 안개가 가득한 회색 장소에 도착할 것입니다.
그곳에는 제단인 회색 형체들이 서 있고, 제단 위에는 꺼져가는 불에서 작은 붉은 불꽃이 피어오르나 안개를 밝히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안개 속은 불이 약해 춥고 어둡습니다.
이것들은 민중의 신앙을 위한 제단이며, 불꽃은 인간의 예배입니다.
안개 속에서 옛 신들이 어둠과 추위 속을 더듬어 갑니다.
거기서 약한 목소리가 외치는 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인야니, 인야니, 천둥의 주여, 어디 계시나이까?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추위 속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대답할 것입니다."

"오 수많은 세계의 창조자여, 내가 여기 있노라."

"그 장소에서 옛 신들은 거의 귀가 먹었습니다.
인간의 기도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인간 신앙의 제단 불이 약해져 거의 눈이 멀었고 매우 춥습니다.
안개 낀 장소 주변에는 영혼의 바다라 불리는 신음하는 바다가 있습니다.
안개 낀 장소 뒤에는 희미한 산들의 형체가 있고, 한 봉우리에서는 은빛 빛이 빛나 신음하는 바다를 비춥니다.
옛 신들의 제단 불이 꺼질수록 산의 빛은 더 강해지고, 그 빛은 옛 신들이 눈이 멀어갈 때 안개를 뚫지 않고 안개 위를 비춥니다.
산의 빛은 언젠가 옛 신들과는 다른 새로운 신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왕이시여, 안개로 덮인 제단이 있는 해변에서 영혼의 바다로 들어갈 것입니다.
그 바다에는 세상에 살았던 모든 영혼과 앞으로 살게 될 모든 영혼이 있으며, 모두 땅과 육신에서 해방되었습니다.
그 바다의 모든 영혼은 서로를 알아보지만, 듣거나 보거나 맛보거나 만지거나 냄새 맡는 것 이상으로 알아봅니다.
모두가 입술 없이 소리 없는 목소리로 서로 이야기합니다.
바다 위에는 지상의 바다 위 바람처럼 음악이 흐르고, 언어의 제약 없이 위대한 생각들이 지상의 해류처럼 영혼들 사이를 흐릅니다."

"한때 저는 꿈에서 안개로 만든 배를 타고 그 바다를 항해했습니다.
악기가 아닌 음악과 입술이 아닌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깨어나 보니 지상에 있었고 신들이 밤에 나를 속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쟁터와 도시에서 생명의 강들이 이 바다로 흘러들어옵니다.
신들은 오닉스 잔으로 영혼들을 퍼서 세상 곳곳에 다시 뿌립니다.
각 영혼은 다섯 개의 작은 창문이 단단히 닫힌 인간의 몸이라는 감옥을 찾아가고, 망각의 족쇄를 차게 됩니다."

"한편 산 위의 빛은 계속 커집니다.
옛 신들이 죽고 바다는 여전히 살아있을 때, 은빛 빛에서 태어날 신이 영혼의 바다에서 어떤 일을 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왕이 대답했다.

"옛 신들의 예언자여,
돌아가서 안개 속 제단의 붉은 불꽃이 더 밝게 타오르게 하라.
옛 신들은 편하고 즐거운 신들이다.
산 위 빛의 신이 옛 신들의 거대한 하얀 뼈가 널린 해변을 걸을 때 우리 영혼이 어떤 고통을 겪게 될지 너는 알 수 없다."

사만이 대답했다.
"모든 지혜는 왕에게 있습니다."

2장

왕은 이나스에게 왕의 여정에 대해 말하라고 명했다.
이나스는 고란두 신전의 동쪽 문에 앉아있는 예언자였다.
그는 신들이 인간의 모습으로 변장하고 지나갈까 봐 지나가는 모든 사람에게 기도를 올렸다.
사람들은 동쪽 문을 지날 때 이나스가 자신을 신으로 여겨 기도하는 것이 좋아서 이나스에게 선물을 가져왔다.

이나스가 말했다.
"모든 지혜는 왕에게 있습니다.
이상한 배가 왕의 방 창문 밖 하늘에 정박하면, 잘 가꾼 정원을 떠나야 합니다.
정원은 밤낮에 방치되어 다시 풀로 뒤덮일 것입니다.
배에 올라 시간의 바다를 항해하면 여러 세계를 지나 계속 항해할 것입니다.
다른 배들이 지나가며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면 '지구에서'라고 대답하십시오.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면 '끝'이라고 대답하십시오.
혹은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시작이라고도 불리는 끝에서 왔고, 지구로 간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행복한 사람들이 희미하게 느끼는 오래된 슬픔처럼 세계들이 멀리서 한 별처럼 빛날 때까지 항해할 것입니다.
그 별이 희미해지면 시간의 바다에서 밀려온 영겁들이 세기들을 해변으로 밀어올려 해를 거품처럼 만드는 우주의 해변에 도착할 것입니다.
거기에 바다를 마주보고 신들의 중심 정원이 있습니다.
주변에는 지구에서 불리지 않은 노래들, 세상에서 들리지 않은 아름다운 생각들, 보이지 않았던 꿈의 그림들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영겁이 그들을 우주의 해변으로 쓸어올릴 때까지 시간 위를 떠돌았습니다."

"신들의 중심 정원에는 많은 환상이 피어납니다.
한때 몇몇 영혼들이 신들이 오가는 곳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시간의 파도 마루에 가장 아름다운 꿈이 떠왔고, 해변으로 내려가던 한 영혼이 그 꿈을 붙잡았습니다.
우주의 해변에 놓인 꿈과 이야기와 옛 노래들 위로 시간이 되돌아왔고, 세기들은 그 영혼을 꿈과 함께 시간의 바다로 휩쓸어갔습니다.
영겁들은 그를 지상으로 쓸어가 궁전에 던져두고 그의 꿈을 남겼습니다."

"아이는 왕으로 자랐고 여전히 꿈을 붙잡고 있어서 사람들이 의아해하며 비웃었습니다.
왕이시여, 당신은 꿈을 바다로 던져버렸고 시간이 그것을 삼켜서 사람들은 더 이상 비웃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먼 해변에 부딪치는 바다가 있고 그곳에 정원과 영혼들이 있다는 것을 잊었습니다.
여행이 끝나고 다시 우주의 해변에 도착하면 해변을 올라가 정원 담장의 문에 이르러 이 모든 것을 다시 기억할 것입니다."

"그 문은 시간의 흐름을 넘어선 곳, 해변 위 높은 곳에 있어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정원 문을 지나면 신들의 목소리가 울리는 곳에서 영혼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다시 들을 것입니다.
그곳에서 친근한 영혼들과 예전처럼 이야기하며, 시간의 흐름 너머에서 일어난 일들과 어떻게 왕이 되어 영혼이 안식을 찾지 못했는지 말할 것입니다.
중심 정원에서 편히 앉아 무지개빛 옷을 입은 신들이 꿈과 노래의 길을 오가는 것을 보며, 쓸쓸한 바다로 내려가지 않을 것입니다.
인간이 가장 사랑하는 것은 시간 이편에 없고, 영겁 속에 떠도는 모든 것은 유혹일 뿐입니다."

"모든 지혜는 왕에게 있습니다."

왕이 말했다.
"그래, 한때 꿈이 있었지만 시간이 그것을 쓸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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